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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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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치매 전 단계 환자, 태블릿PC 인지훈련 치료로 기억력 24%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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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88세 경도인지장애 50명 대상

KT와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 적용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에 게재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김기웅 교수팀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노인 환자가 태블릿PC를 이용한 프로그램으로 치료했을 때 기억력이 크게 호전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는 비슷한 연령대에 비해 인지 기능, 특히 기억력이 나빠진 상태를 말한다. 자주 쓰던 단어를 잊거나 건망증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환자 수는 165만여 명으로 노인 10명 중 4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지원·김기웅 교수팀은 최근 KT와 공동 개발한 태블릿PC 기반 인지훈련 프로그램인 USMART(Ubiquitous Spaced Retrieval based Memory Advancement and Rehabilitation Training)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훈련한 결과 환자의 기억력이 이전에 비해 24% 호전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에는 62~88세 경도인지장애 환자 50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USMART 프로그램으로 주 2회 4시간씩 총 4주간 인지훈련을 시키고 다른 그룹은 훈련 없이 평소대로 생활하도록 했다. USMART 프로그램은 ‘시간차 회상훈련’을 활용했다. 얼마간의 시간차를 두고 학습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훈련으로 초기 치매 환자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4주간의 훈련이 끝난 뒤 치매 검진에 쓰이는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기억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인지 상태를 평가하는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는 USMART 프로그램으로 훈련받은 환자 집단의 경우 평균 약 0.9점 증가했고 훈련을 받지 않은 집단은 0.1점 감소했다. 단어 기억력을 평가하는 ‘단어목록회상검사(WLRT)’에서는 훈련을 받은 환자들의 점수가 평균 24% 상승했고 훈련을 받지 않은 이들의 점수는 7% 오르는 데 그쳤다.

현재 경도인지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은 없다. 치매로 발전하는 것을 막으려면 환자의 인지능력을 높이는 훈련 같은 ‘비약물적 치료’가 최선의 대안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지원 교수는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USMART 프로그램이 경도인지장애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인지재활 담당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태블릿PC를 이용해 혼자 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 더욱 활용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실렸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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