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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플러스]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두고 교육부-한유총 치열한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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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유감… 폐업 등 강력한 제재할 것” / 한유총 “교육부가 사립유치원·국민 우롱” / 교육부 발표보다 수위 높은 협상안 공개 / “협상 불발시 무기한 휴업까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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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선(왼쪽 첫번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부이사장과 추이호(〃 두번째) 한유총 투쟁위원장 등이 16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교육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 규모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오는 18일로 예고한 집단휴업을 철회했다 다시 번복한 것을 두고 교육부와 한유총이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집단휴업 강행에 유감의 뜻을 밝히며 유치원 폐쇄 등 강력한 행·재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한유총은 교육부가 사립유치원을 우롱하고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했다며 맞섰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16일 오후 2시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유총이 그간의 노력과 상호 공감을 뒤로한 채 다시금 불법 집단휴원을 강행한다고 발표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교육부와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지원금 인상 노력 등에 합의했다며 휴업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유총은 이날 새벽 교육부가 합의를 파기했다며 집단휴업 철회를 번복했다.

박 차관은 “(한유총과의) 합의 내용은 많은 언론인 앞에서 공개적으로 발표했고 교육부는 합의를 파기한 적이 없다”며 “집단휴업 참여 유치원에 대해서는 원장 등에게 직접 지원하는 재정지원금 환수와 정원감축, 모집정지, 유치원 폐쇄 등 행정적·재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휴업에 참여하는 사립유치원들을 대상으로 운영 전반의 문제점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교육부는 학부모들이 이미 납부한 원비를 환불해주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익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제재에) 예외는 없다”며 “가담 정도를 제재 수준에 반영할지 등은 교육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이어 “당장 제도 개선을 언제까지 해달라는 요구 등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이런 요구가 되풀이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 국장은 한유총과 대화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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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철회 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관계부처 등과 협력해 집단휴업에 따른 공백 최소화에 나설 계획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임시 상황반을 구성하고 공립유치원, 초등돌봄교실 등을 활용해 ‘유아 임시 돌봄서비스’ 신청을 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돌봄서비스 신청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국장은 “아직은 신청률이 저조하지만 상황 변화가 있으면 수요가 더 늘지 않을까 싶다”며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유총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집단휴업 철회 번복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추이호 한유총 투쟁위원장은 “한유총 협상단과 교육부 간 물밑접촉으로 이뤄진 합의안이 공식 발표될 줄 알았지만, 교육부가 모호한 수식어로 이뤄진 하나 마나 한 협상 내용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기자회견에서 교육부가 합의해줬다는 ‘협상내용’도 공개했다. 협상내용에는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과 학부모 직접 지원 방안 마련, 사립유치원이 참여하는 제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 원점 재논의 등 전날 교육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와 비교할 때 훨씬 수위가 높은 내용들이 담겼다.

한 예로 교육부 자료에는 유아학비 지원금 인상에 대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2차 유아교육발전계획에 대해서는 ‘충분히 논의해 나가겠다’고 돼 있는데 협상내용에는 각각 ‘방안을 마련한다’, ‘원점에서 재논의하도록 한다’ 등으로 명시돼 있다.

한유총은 협상내용이 마지노선이라며 이 내용이 모두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추 위원장은 “무기한 휴업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유총은 협상내용에 교육부가 합의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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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란 교육부 차관(왼쪽)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정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오른쪽)과 집단휴업 철회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집단휴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도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의 법정수업일수는 180일이지만 현재 사립유치원들은 230일 정도 수업을 하고 있으므로 원장 재량 하에 며칠 휴업하는 건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휴업을 강행하면 인원 감축과 폐원 등 처분을 가한다는 말로 압박을 가해 사립유치원 간 분열을 획책하고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협박했다”고도 비판했다.

한편, 전날 교육부와의 간담회에 참여했던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과 이희석 수석부이사장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유총 측은 고령인 최 이사장이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했지만 오는 18일 집회에는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한유총은 오는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대전·충남·세종·광주·대구·경북·울산·제주 등 8곳을 제외한 나머지 시·도 사립유치원들은 휴업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경기에만 전국 4245개 사립유치원의 40% 가량인 1800여개가 몰려 있다. 일부 지역 유치원들은 휴업을 하더라도 돌봄서비스는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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