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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UNCTAD "세계 상위 10%의 세금 5% 올려 세계 뉴딜정책 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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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잃은 세계 경제 회복 재원 1조달러 마련 방법 제안

연합뉴스

긴축 반대 시위
영국 런던에서 2017년 7월 1일 열린 긴축과 민영화 확대 반대 시위 장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세계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균형을 회복하는 '촉진제'로 1조 달러(약 1천132조원)를 투입하자."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내놓은 연례 '무역과 개발 보고서'에서 "국제적으로 과도한 부채와 지나친 수요 부족이 겹쳐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이 제한받고 있다"며 '세계적 차원의 뉴딜정책'을 펴자고 제안했다.

'긴축을 넘어 세계 뉴딜정책을 향해'란 부제가 붙은 이 보고서의 핵심 주장은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이후 경제·사회 정책으로 적극적인 정부 개입과 과감한 공공재정 확대 등의 정책을 펴 성공한 사례를 이제 국제적 차원에서 도입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 뉴딜정책'의 필요성이나 타당성을 떠나 문제는 돈이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공공부채를 줄이려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펴왔다.

이는 신자유주의와 함께 빈부 격차 확대, 가구 부채 증대, 소비 수요 위축, 양질의 일자리 감소, 성장동력 저하 등의 악순환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이 UNCTAD 보고서의 진단이지만 정부가 뉴딜정책을 펴려 해도 재원이 부족하다는 문제에 부닥친다.

유럽 전문매체 유랙티브 등에 따르면 이와 관련, 이사벨 뒤랑 UNCTAD 사무차장과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렉스 이주리에타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번 보고서를 기자들에게 설명하며 부자들에게 세금을 좀 더 걷어 공공투자 재원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경제학자이자 벨기에 부총리와 유럽의회 부의장을 지낸 뒤랑 사무차장은 "세계 상위 10%의 세금을 5% 올리면 1조 달러가 마련된다"고 밝혔다고 유랙티브는 15일(현지시간) 전했다.

기존 예산에다 이 1조 달러를 더해 필요한 분야에 투입하면 세계 뉴딜정책을 성공하게 할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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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TAD 연례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7년판
[UNCTAD 홈페이지에서 캡처]



그는 '과잉 세계화 시기'(hyper-globalisation era)가 진행된 동안 대부분 나라가 (부자들에게) 제공한 주요 직접세 감면 혜택을 고려하면 이런 정책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1971년부터 2008년 사이에 미국에선 최고세율이 70%에서 35%, 독일에선 53%에서 45%로, 프랑스에선 61.2%에서 53%로 떨어지는 등 각국이 폈던 최상위권 부자에게 준 이익을 이제부터 조금이나마 되돌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뒤랑 사무차장은 "정책입안자들은 교육과 인프라 건설, 아동과 노인 돌봄 등의 개선을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으나, 이에 따른 공공 지출이 증가하자 시장과 기업들이 득달같이 국가의 지출 확대를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주리에타 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세계의 운전자석에 다국적 기업들이 아닌 국가를 다시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력한 힘을 가진 기업들의 압력을 극복하고 부자 증세 등 필요한 정책을 추진, 오늘날 세계의 '우울한 풍경'을 바꾸기 위해선 국가의 역할과 힘을 회복하고 각국이 긴밀하게 국제적 공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UNCTAD 홈페이지에서 200쪽 분량의 이 보고서를 내려받을 수 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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