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선생 "내 평생 이런 굿은 처음이자 마지막"
15일 울산 북구 제전마을에서 열린 ‘2017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광신굿’이 연행되고 있다. 57년만에 복원되는 ‘광신굿’은 미친 환자를 치유하는 전통적인 연행술로 이날 복원 연행은 15일 오후 10시부터 16일 오전 2시까지 이어졌다. 2017.9.15/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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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동해안 별신굿' 보유자 김영희(77.여) 선생을 비롯해, 김용택(71), 김영숙씨(71.여) 등 보존회원들에 의해 ‘광인굿’이 울산 북구 제전마을에서 57년만에 재현됐다.
태풍 '타림(TALIM)'의 간접영향에 있던 15일 오후 10시부터 16일 오전 2시까지 4시간 가량 이어진 연행은 제전항에 몰아친 파도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격정의 무대를 선보였다.
제전마을 주민과 한국민속학자대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관한 이날 연행은 악귀를 몰아내는 역할을 하는 4처낭 인형을 천막 사방에 모시고, 제전을 깨끗이 하는 굿거리인 부정굿으로부터 시작해 장구, 징, 꽹과리 등의 타악기의 연주에 맞춰 쾌자를 입은 무녀가 부채를 들고 무가를 가창하는 화해굿-조상굿 등으로 한껏 흥을 돋웠다.
15일 울산 북구 제전마을에서 열린 ‘2017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광신굿’이 연행되고 있다. 57년만에 복원되는 ‘광신굿’은 미친 환자를 치유하는 전통적인 연행술로 이날 복원 연행은 15일 오후 10시부터 16일 오전 2시까지 이어졌다. 2017.9.15/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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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전마을에 사는 '미치광이' 이창건(가상인물)이 등장해 귀신을 쫓아내는 거리굿, 작두타기, 여처낭굿 등의 순서로 본격적인 굿판을 벌였다.
무형문화연구원 윤동환 교수는 "광인굿은 미친 환자를 치유하는 전통적인 연행술로 1970년대 후반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차츰 사라지게 됐다"며 "마을 집단이 모여 연행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식에서 비롯돼 단절된 기간은 무속인마다 경험의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15일 울산 북구 제전마을에서 열린 ‘2017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동해안 별신굿’이 연행되고 있다. 57년만에 복원되는 ‘동해안 별신굿’은 미친 환자를 치유하는 전통적인 연행술로, 부정굿-골매기굿-조상굿-처낭굿-작두타기 등의 순서로 의식을 행한 이날 복원 연행은 16일 오전 2시까지 이어졌다. 2017.9.15/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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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57년만에 감격적인 굿판에 오른 김영희 선생은 "큰아버지와 아버지가 작두를 타던 시절에는 내가 스무 살 정도 됐을 때였다"며 "그때는 정신없이 그런 상황을 목격하고 칼놀음을 치고 하면서 숙명처럼 굿을 봤다"고 밝혔다.
15일 울산 북구 제전마을에서 열린 ‘2017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광신굿’이 연행되고 있다. 57년만에 감격적인 굿판에 오른 김영희 선생. 2017.9.15/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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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도 내가 허리가 좋지 않아 많이 움직이지 못했다"며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그때 이후로 내 평생 이런 굿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날 무박 2일간 펼쳐진 광인굿은 ‘2017울산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15일과 16일 이틀간 울산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2017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마련했다.
by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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