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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양욱의 Wide & Wise 군사] 화성-12형은 곧 실전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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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2형 6차 발사, TEL에서 직접발사 능력 과시
우리 군 빠른 대응훈련 적절…향후 반복해 능력 키워야

공활한 가을 하늘에 김정은은 또 미사일을 날렸다. 도대체 어디에 떨어질 지 알 수는 없지만 적국 상공에 날려 보내는데 통쾌함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미사일을 쏴도 자신을 제대로 말릴 사람이 없다. 오히려 미사일 쏘는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니 주변국들이 주요한 날짜만 되면 좌불안석이다. 전세계인 가운데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나 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익숙해져 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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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12형의 잇단 실전발사

북한이 화성-12형을 처음 발사한 것은 5월 14일, 현 정부가 출범한 지 4일만이었다. 발사에서 30분 11초를 비행하며 사거리 787km, 정점고도 2111.5km를 날아 북한 미사일 최초로 5000km 까지 비행할 수 있음을 알렸다.

당시 실용적인 탄도미사일로서는 무수단까지가 북한이 날릴 수 있는 한계였기에 준ICBM급인 화성-12형의 등장은 커다란 진전이었다. 무엇보다 '3.18' 혁명엔진을 장착해 고출력으로 거의 ICBM급에 가까운 미사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위협이었다. 결국 북한은 화성-12의 성공을 기반으로 '진짜 ICBM'인 화성-14를 7월 4일과 28일 두 차례나 발사했다.

3개월반쯤이 지난 8월 29일, 북한은 또 다시 화성-12호를 발사했다. 이번 발사는 실전검증발사였다. 5월 14일 시험발사에서 고각으로 발사한 것과 달리, 이번 발사에서는 사거리 2700km에 정점고도 550km로 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일반적인 각도로 발사했다.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을 정상 각도에 가깝게 발사한 것은 김정은 집권 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북한은 '전략무력의 전력화,실전화,현대화'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전략군 전력이 실전적이었음을 선전했다.

특히 일본 쓰가루 해협 상공을 지나치도록 발사해 일본은 발사 5분 만에 전국적 재난경보체계인 'J-얼럿'을 발령하면서 전국민에게 위협을 알렸다. 북한은 굳이 경술국치일에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넘겨 자신들의 발사를 정당화하고자 하는 심리전 요소도 채택했다.

북한의 기습적인 발사에 일본은 자신들이 자랑하던 이지스함과 SM-3 미사일로 요격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J-얼럿이 얼마나 신속하게 반응하는지 전세계에 과시했다. 1998년부터 거의 20년 가까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한 성과를 반쪽이나마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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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8월 화성-12형 발사는 여전히 한계를 보여줬다. 평양 순안공항의 끝자락에서 발사함으로써 김정은이 동선을 제약받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동식발사차량(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가 가장 큰 한계였다.

화성-12형이나 화성-14형 모두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미사일을 나르지만, 막상 미사일 발사 시 TEL을 분리해야만 했다. 3.18 혁명엔진의 엄청나게 강한 화염으로 인해 TEL 자체가 불타버리는 일을 우려해서였다. 그간 모든 발사에서는 간이 발사대를 세우는데 몇 시간이 허비됐다. 실전에서는 곧바로 한미 연합군에게 탐지되고 격멸될 수 있다는 게 한계다.

◆ 9월 15일 발사의 의미

북한은 9월 15일 아침 6시 57분 또다시 화성-12형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은 최대고도 770km쯤까지 닿으며 3700km쯤을 19분 45초간 비행했다.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정확한 사거리는 밝히지 않았다. 그렇게 먼 거리까지 감시나 탐지능력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오직 원격자료수신장비(텔리메트리)에 의존해 데이터를 받을 뿐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난 번 발사처럼 이번에도 북한은 눈감고 쏜 셈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화성-12형의 6차 발사에 해당한다. 북한은 이미 4월 중에 세 번이나 화성-12형을 쐈다. 5월 14일 성공한 시험발사는 4차에, 8월 29일 실전적 발사는 5차에 해당한다. 여태까지 북한 미사일의 발사행태를 보면 ▲ 점화, 상승 및 단 분리 등 초기단계 발사 ▲ 비행과정 전체의 입증을 위한 고각 시험발사 ▲ 실전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정상각도 발사 등 세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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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식으로 볼 수 있는 전형이 바로 북극성-2형이다. 북극성-2형은 2016년 10월 15일과 20일 두 차례의 초기단계 발사가 있었다. 초기단계 발사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기 전 성능 자체를 검증하고 보정해나가는 과정이므로 북한 언론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또한 인공위성이나 레이더에 감시를 의존하고 있는 한,미,일에서는 진위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통 이런 발사를 놓고 실패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다음은 고각 시험발사다. 북극성-2형은 2월 12일 고도 550km 사거리 500km를 비행하는 실험을 실시해 그 능력을 검증했다. 이 발사는 2017년 들어 북한의 첫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 공식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됐다. 5월 21일 북한은 북극성-2형의 실전발사를 했다.

고도 500km에 사거리 633.3km를 비행을 마친 이 발사를 놓고 김정은은 '당에서 요구하는 목표에 확고히 도달하였다'라고 평가하며 다량계렬생산(양산)해 전략군에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로 치면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은 셈이다. 특별한 개량형이 등장하지 않는 한 북극성-2형을 북한이 또다시 시험 발사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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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식 발사대의 재등장

이런 흐름이라면 화성-12형은 이미 5차 발사에서 실전검증 발사를 마친 상태다. 또다시 쏴야 할 이유가 없다. 필자는 15일 발사소식을 듣자마자 화성-14형을 쏜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했다. 다만 북한이 다음 실전발사까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기간인 3개월이 지나지 않았기에 화성-14는 아직 발사가 이르다. 10월 중에나 발사 가능할 것이다.

화성-12형을 또다시 발사한 이유는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즉 북한은 화성-12형의 약점인 간이 미사일 발사대를 극복하고, 화성-12형도 TEL에서 곧바로 발사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량한 것이다. 북한이 화성-12형의 운반에 사용해온 차량은 그동안 무수단 미사일의 TEL로 사용된 러시아제 MAZ-543트럭의 12륜 모델이었다.

무수단 미사일까지는 이 차량에서 곧바로 발사했다. 무수단 미사일만 해도 엔진의 힘이 약한 편은 아니라 시험발사과정에서 TEL이 불타올랐다는 첩보도 있었다. 강력한 3.18엔진을 사용하는 화성-12형과 화성-14형은 여태껏 간이발사대를 활용했다.

화성-12형을 TEL에서 발사한 것은 TEL이 불타지 않도록 충분한 조치를 취했거나, 발사시 화염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추구했다는 말이 된다. 어떤 경우건 이제 북한은 화성-12형 뿐만 아니라 화성-14형까지도 TEL에서 발사가 가능하게 됐다. TEL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별도로 발사할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화성-12형의 5차 발사에 대해 김정은은 "이번 훈련을 통해 로케트 실전운영에서 좋은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삼고 탄도 로케트 발사훈련을 많이 하여 전략무력의 전력화, 실전화, 현대화를 적극 다그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본 상공을 지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이 잦을 것이라는 예고다.

화성-12형의 개발을 완료했다거나 실전배치 명령을 지시했다는 언급은 없었다. TEL을 동원한 이번 6차 발사에 이르러 김정은은 "화성-12형의 전력화가 실현되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제 화성-12형의 실전검증발사는 끝나고 화성-14형의 차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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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에는 미사일로 대응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마냥 방관할 수 없다. 강한 어조의 성명만 늘어놓던 과거 정부와 달리, 현 정부에 들어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당일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실질적으로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 격멸 가능한 능력을 훈련하기 위함이다. 이번 화성-12호 발사 당시 우리 군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곧바로 미사일 발사원점을 분쇄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6분 만에 청와대의 지시를 받은 우리 군은 곧바로 현무-2 미사일을 두발 발사했다. 한발이 도중 추락했으나 나머지 한발은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 언론에서는 한발이 추락해 우리 군이 체면을 구겼다고 얘기하지만 이는 군사작전의 특성을 모르는 평가다.

현무2A는 현무미사일의 초기형으로 보관된 지 오래된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군에게는 불량률이 얼마나 될지 데이터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훈련을 하면 오래된 탄은 발사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대공 미사일이든 대전차 미사일이든 빈번하다. 실패가 당연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실제 일어나는 일이다. 오히려 이런 고장 가능성을 빨리 진단하고 대비하는 게 유능한 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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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조하고 싶은 점은 실제 그 시간에 벌어진 일이다. 김정은은 19분 45초를 찍을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화성-12형 발사를 지켜봤다. 그사이 우리 군은 평양순안비행장까지의 사거리를 고려해 발사했고 목표에 명중했다. 두발을 쏘는 이유는 이번 대응발사처럼 한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실전이고 각도를 돌려 순안비행장으로 현무2 미사일을 쐈다면 김정은은 그 자리에서 산산조각 났을 것이다. 살고 싶으면 다음에는 벙커에 열심히 숨길 권고한다. 더 이상 김정은이 공항 밖 외부에 앉아서 모니터를 지켜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서울대 법대와 국방대학교 국방관리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방부,방사청,합참 정책자문위원을 겸하고 있는 군사컨설팅기업 AWIC(주)의 대표이사입니다.

IT조선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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