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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무심코 흥얼거리기 시작한 노래가 잠들기 전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던 경험 있으신가요?
평소에 좋아하던 노래도 아닌데 온종일 비슷한 구절을 되뇌던 날이 떠오르실 텐데요, 이런 현상을 귀에 벌레가 있는 것처럼 본인의 의지로 멈출 수 없다고 해서 '귀벌레(Earworm)'라고 부릅니다. 노랫말을 반복해서 흥얼거리는 귀벌레 현상을 겪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날도 있지만 때로는 집중이 안 돼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귀벌레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 현상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귀벌레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 "링딩동 링딩동"…귀벌레, 사실은 뇌 휴식을 위한 것?
특정 노래가 머릿속에서 온종일 떠도는 귀벌레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걸까요?
사실 귀벌레 현상은 뇌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작용입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앞둔 상황이나 중요한 회의를 시작하기 전, 뇌는 극도의 긴장 상태가 됩니다.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뇌는 과거에 들었던 노래나 문구를 떠올리고 흥얼거리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런 뇌의 작용이 바로 귀벌레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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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셰필드대학교 음악심리학과 빅토리아 윌리엄스 박사는 "귀벌레는 뇌가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며 "즐거운 기분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귀벌레 현상이 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데도 종종 거슬리는 이유에 대해 윌리엄스 박사는, "귀벌레로 마음이 편해졌을 때는 이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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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인구 98%가 경험한 귀벌레…어떤 노래가 맴도나?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제임스 켈라리스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98%가 귀벌레를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90% 이상의 사람들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이 현상을 겪고, 4명 중 1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귀벌레 현상을 느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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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귀벌레 현상이 오래 지속되며 음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 현상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멜로디만 있는 악기 연주보다 가사가 있는 노래가 귀벌레 현상에 더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영국의 더럼대와 골드스미스 런던대, 그리고 독일 튀빙겐대 공동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일반인 3천 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중독성이 강한 노래에 관한 설문조사로 '귀벌레 100곡'을 선정했습니다. 가장 중독성이 강한 노래로는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배드 로맨스'(Bad Romance)가 뽑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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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들 100곡을 분석해 꽤 빠른 박자와 다소 흔한 멜로디 형식, 불규칙적이고 특이한 음정 간격이라는 3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 국내에서는 '수능금지곡'까지…막을 방법 없나?
국내에서는 귀벌레 곡을 이른바 '수능금지곡'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수험생들이 공부하는데 노래를 흥얼거리면 집중력이 흐려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한 번 링딩동을 시작하면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떠오른다는 그룹 샤이니의 '링딩동'과 한 곡에 pick me라는 구절이 50번씩 나오는 아이돌 그룹 프로듀스101의 'PICK ME' 등이 대표적인 수능금지곡입니다.
그렇다면 귀벌레 현상을 막을 방법은 없는 걸까요?
영국 더럼대 켈리 야쿠보프스키 박사는 귀벌레 현상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차라리 귀벌레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듣는 것이 귀벌레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는 조언했습니다. 자극적인 부분만 반복해 듣지 않고 오히려 노래 전체를 듣다 보면 특정 부분이 귓가에서 맴도는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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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 등 리듬이나 의미가 없는 안정된 소리를 듣는 것도 방법입니다. 껌을 씹거나 휴식을 취할 때, 반복적인 리듬이 있는 노래를 피하는 것도 귀벌레 극복에 도움이 됩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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