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현(좌)과 강민호. <br> /사진=스타뉴스 |
타자로 나선 강민호가 사구를 맞은 후 투수에게 사과하라는 행동을 취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흔들린 KIA는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롯데에 승리를 안겼다.
롯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와 홈경기에서 4-3로 이겼다. 8회까지 3-2, 한 점 차 리드를 지킨 KIA가 무너지면서다.
김기태 감독은 8회 2사 후 선발 임기영을 내리는 대신 곧바로 마무리 김세현(30)을 투입했다. 그리고 9회말 롯데의 마지막 공격. 김세현은 선두타자 이대호를 2구째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제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2개. 이때 5번 강민호(32)가 타석에 들어섰다. 풀카운트 이후 6구째와 7구째 모두 파울. 그리고 8구째. 강민호의 몸 쪽으로 높게 붙인 속구(149km)가 강민호의 왼쪽 팔꿈치 부근을 강타했다.
상황은 이때 발생했다. 강민호가 김세현 쪽을 노려본 것. 김세현도 강민호를 쳐다봐, 자칫하면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할 수 있을 정도의 긴장감이 형성됐다.
강민호는 KIA 포수 한승택에게 무언가 의사를 전했다. 화면상 '맞혔으면 '미안하다'는 인사 정도는 하라‘ 등의 내용으로 보여졌다. 곧이어 강민호는 김세현을 쳐다본 뒤 자신의 헬멧 끝을 만지며 '인사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김세현은 강민호를 향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은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다시 모자를 꾹 눌러쓰고 다음 투구를 준비했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한국 야구에서는 투수가 사구 이후 가볍게 모자를 벗거나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선수들끼리도 시즌 시작을 앞두고 이렇게 하자는 등의 합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김세현이 먼저 간단히 사과하는 것도 좋았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사구를 맞은 쪽이 투수에게 사과를 요구한 행위는 이례적이었다. 대체로 타자들은 맞힌 투수의 눈을 최대한 쳐다보지 않은 채 1루로 걸어 나간다. 자칫 투수를 쳐다보거나 눈이 마주쳤을 경우, 불필요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해프닝이 팽팽하던 경기의 기운을 롯데 쪽으로 끌어온 동력이 됐는지, 이후 KIA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세현은 다음 타자 대타 최준석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후속 번즈의 2루 땅볼 때 3루 주자 나경민이 홈을 밟으며 3-3 동점이 됐고, 문규현에게 끝내기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3-4 역전패. 통한의 9회말 끝내기 패배였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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