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동 차렷, 원장님께 경례."
'금융경찰' 금융감독원에 새 수장이 왔습니다. 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취임식이 11일 오전 진행됐죠.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을 거쳐 취임사를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최 원장이 마이크 앞에 서자 사회자는 큰 목소리로 구령했고 수백명의 금감원 직원들은 최 원장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이처럼 금감원 직원들이 구령을 하며 단체로 경례하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일 진웅섭 전 금감원장 이임식 때도 이처럼 인사를 했습니다. 금감원의 전통이자 문화로 행사 때마다 진행됐던 것이죠.
구령을 붙여 다같이 인사하는 건 일제시대에 도입된 방식입니다. 집단 내에서 구성원을 획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군대식 구령이죠. 이러한 이유로 서울 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2004년 6월부터 이 문화가 사라졌습니다. 지난달에는 방송통신위원장 취임식에서 '차렷, 경례' 군대식 구령이 나오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에서 감독·조사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경찰'입니다. 그동안 금감원은 금융회사에 대해 일방적이고 권위적으로 감독을 해온다며 업무 행태를 비판받아왔습니다. 이에 최 원장은 "권위는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에서 비롯된다"며 취임 일성을 밝히기도 했죠.
조만간 감사원은 금감원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임직원 주식투자에 음주운전, 채용비리까지 금감원 내부 비리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엔 김수일 부원장이 변호사 채용 비리로 징역 1년을 받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들을 감독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고 문화를 개혁해 대외적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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