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박성진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김명수 후보자 인준을 놓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찬반이 팽팽히 갈린 데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여전히 판단을 유보하고 있어 표결 전망은 예측 불가다.
여당은 헌재소장에 이어 대법원장 인준마저 부결되면 사상 초유의 사법부 공백은 물론이고 국정 운영의 중대 걸림돌을 마주할 수밖에 없어 “더는 밀릴 수 없다”며 김 후보자 인준안 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특히 다음 본회의가 잡힌 28일 이전 다음 주 중에 김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위한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인준 절차를 마무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당 지도부가 대책을 숙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헌정 사상 대법원장이 궐위 상태인 적은 없었고,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양 대법원장 임기가 끝나는 24일까지는 표결을 해야 한다”며 “과거 양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때 야당인 민주당의 손학규 당시 대표는 원포인트로 본회의에 들어왔었다”며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이수 후보자 때와 마찬가지로 ‘여당 대 야3당 연대’ 구도가 형성되면 인준 표결은 무산될 수밖에 없지만, 김명수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특별한 하자가 드러나지 않은 데다 문재인 대통령의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감안하면 부결 시 역풍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보수야당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거취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표결을 연계한다는 설이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추미애 때리기’에 가세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성진 후보자를 뭉개고 있다가 김 후보자가 표결에 왔을 때 사석 작전으로 쓰겠다는 망상적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정신빠진 청와대’라고 규정지을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 좌경화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저히 대법원장으로 앉힐 수 없는 분이 후보로 와 있다”며 “사석 작전에 대해서도 강한 성토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며 “다른 인사와 연계하지 말라던 정부ㆍ여당이 자격도 안 되는 박성진 후보자를 털지 못하고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에 도움이 될까 흥정하고 있다”며 여권의 연계 전략을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의 ‘땡깡’ 발언에 등을 돌린 국민의당 역시 당사자의 사과 없이는 아예 의사일정 자체에 합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15일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는 잊을 만하면 판을 깨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데 아이들은 이런 사람을 ‘관종(관심종자)’이라고 한다”며 “김명수 후보자 인준의 큰 훼방꾼은 추 대표고,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세게 잡는 사람도 추 대표”라며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이어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4일까지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마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법부 양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법부 공백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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