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튜립 투기열풍은 아름다운 꽃이라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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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거품이 터진다." vs "거품은 없다."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의 발언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격렬한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최근 가상화폐 열풍이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버블' 보다도 더 심하다면서 "실체가 없는만큼 언젠간 (거품이)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즉각 엄청난 후폭풍을 불렀고 미디어와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서는 반박과 재반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벤처 투자자들과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다이먼의 발언에 대해 "가상화폐에 대한 월가의 방어적 태도를 반영한다"며 전통적 금융산업의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가 된 비트코인을 폄하하려는 시도라고 반격했다.
반면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자문은 CNBC 방송에서 다이먼의 견해에 동의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보다 50% 이상 떨어져야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현재의 비트코인 열풍이 17세기 당시 '튤립 버블'과 상당한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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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비트코인 탄생에 기술자들이 가장 열광했던 것과 같이 1630년대 초 튤립 거래도 당초에는 열성적인 '마니아'에 국한됐다. 이후 금융 혁신으로 초보자들도 튤립를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네덜란드 술집에서는 오늘날 온라인 게시판과 비슷한 일종의 사교 모임이 성행했다.
또 1637년 초 '튤립 버블'이 정점을 찍기 전까지 2년간 암스테르담에서는 흑사병이 창궐해 인구의 5분의 1이 사망했다. 이에 '될 대로 되라'는 분위기가 만연하면서 투기를 부추겼다.
비트코인이 탄생했던 바로 그 해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도 같은 방식으로 투기를 불러일으켰을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물론 비트코인은 '다단계금융사기(폰지사기)'를 비롯한 보다 20세기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치를 둘러싼 주장들은 대부분 자가당착의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고 FT는 비판했다. 5배 이상 가치가 뛰는 특월한 투자대상인 동시에 유용한 결제 수단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FT는 "현재 비트코인 가치를 지원하는 것은 이를 사용하거나 비축중인 새로운 열광자의 유인 뿐"이라며 "튤립파동은 적어도 투자자들에게 즐길 수 있는 '꽃'이라도 남겨 주었으나 가상화폐 구매자들은 단순히 역사의 교훈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만 갖고 있다"고 결론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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