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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2017 이그노벨상’ 韓인 수상…걸을 때 커피 쏟는 이유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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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원 씨 민사고 재학시절 논문…韓인 4번째 수상 ]

머니투데이

2017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한지원 씨/사진=AIR 유튜브


커피잔을 들고 걸을 때 컵 속의 커피가 출렁거려 쏟게 되는 현상을 연구한 한국인이 과학계 '괴짜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유머 과학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nnals of Improbable Research, AIR)는 하버드대 샌더스 극장에서 올해의 이그노벨상 시상식을 갖고 유체역학 부문 수상자로 한국인 한지원 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그노벨상은 ‘있을 것 같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말과 ‘노벨’(Nobel)이 합쳐진 말로, 1991년 처음 제정됐다. 독특한 호기심으로 연구업적을 낸 전세계 과학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이 상은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직전인 9월 2~3주에 시상식이 열리며, 올해로 27번째를 맞는다. 이그노벨상은 상금도 없고 시상식도 자비로 참석해야 한다.

유체역학 부문에서 상을 받은 한 씨는 커피가 담긴 와인잔에서 4Hz 상당의 진동이 발생했을 때에는 표면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지만, 원통형 머그잔의 경우 같은 상황에서 액체가 밖으로 튀고 결국 쏟아지는 현상을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또 한 씨는 컵 윗부분을 손으로 쥐면 공명 진동수가 낮아져 컵 속의 커피가 밖으로 덜 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미국 버지니아대에 재학 중인 한씨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재학 시절 이 같은 내용으로 15페이지 논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이 이그노벨상을 받은 건 이번이 4번째다. 가장 먼저 1999년 FnC코오롱의 권혁호 씨가 ‘향기 나는 정장’을 개발, 환경보호상을 받았다. 2000년에는 통일교 문선명 교주가 3600만 쌍의 대규모 합동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휴거론을 주장한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가 받았다. 주최 측은 이 목사가 1954년부터 50년 간 인류 마지막 날을 매번 틀리게 예측해 왔다며 수학적 추정을 할 때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세상에 일깨워준 공로를 인정, 수학상을 전달했다.

한편, 올해 이그노벨상 생물학 부문은 벌레의 생식기를 연구한 일본 훗카이도대 연구진이 받았다. 해부학상은 나이가 들면 귀가 커지는 이유를 연구한 영국 제임스 히스콧, 평화상은 호주 원주민의 전통 악기가 코골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힌 스웨덴 연구진에게 돌아갔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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