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만에 1000㎞ 늘린 3700㎞, 日 상공 지나 北태평양 낙하
괌 타격 능력 과시… 핵실험 포함 文정부 들어 11번째 도발
NSC 주재 文대통령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
북한은 15일 오전 6시 57분 평양시 순안비행장에서 동쪽으로 중거리급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 들어 10번째 미사일 발사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지 3일, 우리 정부가 800만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다시 도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쏜 미사일이 1기당 대략 3000만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의 800만달러 대북 지원 결정에 그보다 3배가량 비싼 미사일로 답한 셈"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770여km, 비행 거리는 3700여km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북이 쏜 탄도미사일 중 최장 거리다. 평양에서 괌까지 3400㎞인 점을 고려하면 북이 실질적인 괌 타격 능력을 미국에 과시하는 동시에 유엔의 새 대북 제재에 무력시위를 한 것이다. 이날 미사일은 19분을 날아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襟裳岬) 동쪽 2000㎞ 태평양에 떨어졌다. IRBM '화성-12형'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한 것으로 군은 추정했다. 정상 각도 발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17일 만에 미사일을 재차 발사한 것은 북이 IRBM 양산 단계에 들어섰음을, 평양 시내 국제공항에서 발사한 것은 "어디서든 안정적으로 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리 군은 북이 미사일을 쏜 지 6분 만에 동해상으로 현무-2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그러나 2발 중 1발은 발사 직후 수초 만에 해상에 추락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북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이 전날(14일) 오전부터 포착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됐으며, 대통령은 북 도발 시 즉각 (현무-2 발사 등) 무력 대응하도록 사전 재가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美는 즉각 성명 내고, 日은 두차례 NSC 열고 - 미국과 일본 정부는 15일 북한이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하자 즉각 성명을 내는 등 긴박하게 대응했다. 제임스 매티스(위쪽 사진 왼쪽에서 둘째) 미 국방장관은 북 미사일 도발 하루 전 노스다코타주 공군기지에 배치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둘러보고“우리는 핵 억제력을 갖고 있으며, 적국이 이 점을 직시하고 선제공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갖길 바란다”고 했다. 일본은 15일 두차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아래 사진은 오노데라 이쓰노리(오른쪽에서 둘째) 일본 방위상이 이날 오전 8시에 열린 NSC에 참석하기 위해 총리 관저로 들어서는 모습. /미 국방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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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미사일 발사 직후 '전국 순간 경보 시스템(J얼러트)'을 작동하고 홋카이도 등 열두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이 재차 이런 폭거를 저지른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나라에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유엔은 16일 오전(한국 시각) 안보리를 열어 대북 추가 제재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황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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