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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상복 터진 한강, 이탈리아 문학상까지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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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맨부커상 '채식주의자' 이어 '소년이 온다'로 말라파르테賞

역대 수상자 중 노벨문학상 많아

소설가 한강(47)씨가 장편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제20회 말라파르테'(Malaparte) 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이로써 한씨는 지난해 '채식주의자'의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부문 수상에 이어 2년 연속 국제문학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됐다.

말라파르테 문학상은 빼어난 문학적 성취를 보인 외국 작가에게 수여되는데, 이탈리아 소설가 쿠르치오 말라파르테(1898~1957)를 기리기 위해 1983년 제정됐다. 미국 소설가 솔 벨로(1984)·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나딘 고디머(1985)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미국 소설가 수전 손택(1992), 프랑스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1993), 영국 소설가 줄리안 반즈(2013)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조선일보

소설가 한강과 소설 '소년이 온다' 이탈리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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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발표된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선 중학생 소년과 주변 인물이 겪는 고통을 묘사한 작품. 말라파르테 문학상 심사위원장 라파엘레 라 카프리아는 "이미지의 유혹이 글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고 평했다.

이 소설은 한국문학번역원 출판지원 사업에 선정돼 지난 1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출판사 아델피(Adelphi)에서 출간됐다.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가 영역해 지난해 출간한 'Human Acts'를 이탈리아 번역가 멜리나 제미라 치치마라(Milena Zemira Ciccimarra)가 다시 이탈리아어로 옮긴 것이다. 제목 'Atti Umani' 역시 '인간의 행위'를 뜻하는 영역본과 동일하다. 멜리나는 지난해 '채식주의자'도 번역한 바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심사위원회 측은 이례적으로 책이 현지 출간되기도 전에 미리 번역본을 구해 읽고 한씨를 올해의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만해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 부수 20만부로 대중성까지 입증했다. 특히 꼼꼼한 취재에 기반해 과장없는 필치와 특유의 감수성으로 당대를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탈리아 아델피 출판사 측은 15일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강은 이미 '채식주의자'를 통해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얻은 작가로 알려져 있고 그의 작품은 유럽에서 찾기 힘든 정서를 탁월하게 묘사해낸다"면서 "내년에 한강의 소설 두 편을 추가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출판사 창비 주간 한기욱 인제대 교수는 "한국 문학의 세계적 수준을 증명한 동시에 향후 더 집중적으로 조명될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10월 1일 이탈리아 카프리 섬에서 열린다. 현재 한씨는 유럽 일대를 돌며 출간기념회 등을 열고 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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