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를 성취할 때 걷게 되는 두 길은 뭘까?" 와튼 스쿨 조직심리학 교수 애덤 그랜트가 '독창성(originality)의 힘'을 다룬 책 '오리지널스(Originals)'에서 이렇게 묻고 답합니다. "순응하는 길과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이다." 그가 꼬집습니다. "주입식 교육에 길든 한국 학생들은 죽도록 암기만 하고, 교사는 하나의 획일적 답만 찾도록 가르친다." 창의적 질문을 던지며 여러 가지 가능한 답을 찾는 공부, 즉 독창성을 키우는 공부와는 정반대로 걷고 있는 게 우리나라 학생이란 지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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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고교가 무대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사진)'에는 특히 주목할 장면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영어 교사 키팅이 책상 위에 서 있는 장면입니다. 그의 명대사가 뒤따릅니다. "사물을 대할 때 끊임없이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내가 책상에 올라서는 거란다." '타성에 젖지 않는 눈,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지라는 당부이지요.
또 하나는 걸음걸이가 죄다 판박이인 제자들을 제멋대로 걷게끔 가르치는 장면입니다. 키팅이 당부합니다. "자기만의 걸음걸이를 찾아라(Find your own walk)." '자기만의 걸음걸이'는 곧 독창성의 은유입니다. '열정을 따르는' 능동적 삶 대신 '규정을 따르는' 순응적 삶에 길들면 독창성을 잃게 된다는 진리를 일깨우고 있지요. 그런데 왜 자꾸만 '순응'이 '수능'으로 읽히는 걸까요. 저만 그런 걸까요.
[이미도 외화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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