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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김재원 의원 명절 사과 선물, 청송군이 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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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측 “사과 홍보하려다 … 잘못 인정”

의원 “이듬해 4월 알고 수표로 지불”

경북 청송군이 지역구 국회의원 명의로 명절에 사과를 선물하면서 사과값 1300여만원을 대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북경찰청은 15일 한동수(68) 청송군수와 공무원 3명이 김재원(53·상주-군위-의성-청송) 자유한국당 의원의 사과값을 대납하면서 허위공문서를 만들어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잘못된 행동이었다. 청송 사과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공무원 3명은 “문제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군수가 시켜서 보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한 군수의 업무상 횡령 혐의가 확정되면 입건할 방침이다. 만약 한 군수가 공무원에게 문서조작 등을 시켰다는 사실까지 확인될 경우 직권남용 혐의도 적용할 예정이다. 관련 공무원 3명은 군수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사과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입건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2013년 설·추석에 청송군청은 김 의원의 지인들에게 10㎏ 사과 상자 300여 개를 보냈다. 김 의원의 명의로 보낸 사과는 1370만원어치로 돈은 청송군청이 지불했다.

이들은 김 의원에 대해서는 “아마 몰랐을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 의원 측은 “청송군이 자신의 이름으로 사과를 보낸 사실을 알고 다음해 4월 사과값을 청송군수에게 수표로 줬다”고 주장했다. 청송군수가 자신의 보좌관에게 홍보용 사과를 보내고 싶다며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사람을 알려 달라고 했고, 보좌관이 명단을 보냈다는 것이다.

15일 대구시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열린 ‘전술핵 재배치 대구경북 국민보고대회’에서 만난 김재원 의원은 사과 선물 대납 의혹에 대해 묻자 “이미 입장을 밝혔다. 더 말할 것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보좌관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의원의 경우 현재로선 조사 계획이 없으나 필요하면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7월 경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청송사과유통공사 임직원의 비자금 조성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자금 일부가 한 군수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한 군수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청송사과유통공사가 한 군수에게 제공한 해외여행 경비 및 생일·명절 경조사비 금액이 3000만원이 넘은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청송군이 김 의원과 군의원 3~4명의 명의로 1억원대의 사과 선물을 전달한 정황도 드러났다.

청송=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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