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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美주재 교황청 고위 외교관, 아동포르노 연루 혐의 바티칸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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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교황청 소속 고위 외교관이 미국에서 아동 포르노물 관련 법을 위반한 혐의로 바티칸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교황청은 15일 성명을 내고 "미국 국무부가 워싱턴 주재 교황청 대사관의 외교관 1명에게 아동 프르노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통보해왔다"며 "이에 따라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해당 외교관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

먹구름에 휩싸인 바티칸 전경 [AP=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통지는 지난 달 21일 이뤄졌다. 사제 신분인 이 고위 외교관은 아동 포르노 영상을 소지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영상물을 제작·배포 행위와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는 당초 이 외교관의 면책 특권을 철회해달라고 교황청에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교황청은 자체 검찰 기구를 통해 이 외교관을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일로 수 십년 동안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범죄로 골머리를 앓아온 가톨릭 교회와 교황청은 다시 한번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교황청은 2013년에도 현지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도미니카공화국 주재 교황청 대사를 소환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교황청 핵심 보직인 재무원장을 맡고 있는 조지 펠(76) 추기경이 과거 아동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모국 호주에서 기소되며 사제에 의한 아동성범죄 문제는 가톨릭 심장부인 교황청까지 얼룩지게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린 시절 사제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스위스 남성이 지난달 발간한 책의 서문에 사제에 의한 아동 성범죄를 "절대악이자, 교회의 가르침과 모순되는 끔찍한 범죄"라고 규정하는 등 사제에 의한 아동 성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여러 차례 천명해왔다.

그러나, 가톨릭 고위 지도부가 이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때로는 성직자들의 범죄를 은폐하며 사제에 의한 아동 성범죄가 좀처럼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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