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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단종되는 500유로 지폐 싸게 판다” 밀라노 데려가 19억 가로챈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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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치기 미끼로…돈다발 가방에 넣을 때 위폐로 바꿔

경향신문

내년부터 발행이 중단되는 500유로(약 67만원) 지폐를 싸게 살 수 있다며 피해자를 이탈리아까지 데려가 수십억원을 챙긴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위조된 화폐 190만유로어치를 건네고 원화 19억원을 받은 혐의(사기) 등으로 불법 외환거래업자인 오모씨(44)와 김모씨(30)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모씨(3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오씨 등은 이씨에게 접근해 이씨가 과거 일했던 식당 주인 장모씨(45)와 그의 사촌 형(50)을 소개받았다. 이들은 장씨 형제에게 “500유로 지폐를 급매하려는 이탈리아 보석 세공사들이 있는데 유로당 1300원인 현재 환율보다 싼 1000원에 팔려 한다”고 했다. 장씨 형제가 의심하자 이들은 지난 6월19일 동생을 이탈리아 밀라노로 데려갔다. 이들은 장씨가 보는 앞에서 2만유로를 보석 세공사로 위장한 이탈리아인 공범 3명에게 보증금이라며 건넸다.

장씨가 주저하자 오씨는 500유로와 홍콩달러 뭉치가 쌓여 있는 동영상을 보여줬다. 고심 끝에 장씨는 500유로 지폐 190만유로를 받았다. 장씨가 위폐 감별기로 지폐를 훑어보는 사이 이탈리아 공범들이 돈다발을 가방에 넣는 척하며 위조지폐(사진)로 바꿔치기했다. 장씨는 한국에 있는 사촌 형에게 “진짜가 맞다”고 알렸고, 사촌 형은 네덜란드인 ㄱ씨(27)에게 19억원을 넘겼다. ㄱ씨는 세르비아인 ㄴ씨(41·여)에게 바로 돈을 넘긴 뒤 홍콩으로 도주했다.

동생 장씨는 오씨 일당과 헤어진 뒤 위폐임을 알아차렸고 사촌 형 장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 7월18일 서울 명동 한 호텔에 은신 중이던 ㄴ씨를 검거했지만 그의 수중에는 9억6000만원만 있었다. 경찰은 네덜란드인 ㄱ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나머지 9억4000만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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