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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지워진 이름 '작곡가 윤이상'… 고향 통영서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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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이 낳은 천재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이념과 행적 논란 속에 친북인사로 낙인찍혀 금기시되었다가 다시 그 이름이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되살아났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11일 열린 제18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통영시 도천테마기념관 설치 및 관리 운영 조례 일부개정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 개정안은 지역 출신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도천테마파크’ 명칭을 본래 이름인 ‘윤이상기념공원’으로 되돌려 놓는 게 핵심 안이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 관련 조례명부터 ‘윤이상기념관 설치 및 운영 조례’로 변경되고 또 조례에 명시된 도천테마기념관도 모두 윤이상기념관으로 바뀐다.

윤이상기념공원은 선생의 생가터 옆 6745㎡ 부지에 121억 원을 들여 2010년 3월 개장했다.

이곳에는 지상 2층 규모 전시관과 실내·외 공연장,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전시관에선 선생이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남긴 유품 148종 412점과 사진 500여 점, 직접 몰던 실물 벤츠 승용차 등을 볼 수 있다.

공연 기획 당시만 해도 윤이상기념공원이었지만 선생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재점화하면서 도천테마파크로 문을 열었다.

이후 지난달 G20 정상회담 참석 차 독일을 방문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통영 동백나무 한그루를 선생 묘소에 심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이상 이름이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통영국제음악제 시민 서포터인 ‘황금파도’가 통영시의회에 ‘윤이상 이름 되찾기’ 건의서를 냈으며 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임시 위원회를 열어 개정 조례안을 상정, 이의제기 없이 본회의까지 통과해 가결이 됐다.

이같은 결과는 국가 권력이 지운 이름을 시민의 힘으로 다시 새긴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창원=안원준 기자 am33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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