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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사설] 또 ‘땜질’식 교원수급 대책 … 근본적 수술은 언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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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임용을 둘러싼 교육계의 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간제 교사 4만6000명의 정규직 전환을 백지화한 교육부가 차별 개선을 약속했지만 파문은 커져만 간다. 전국 기간제교사연합회는 “‘비정규직 제로(0)’ 정책에 속아 희망 고문을 당했다”며 대정부 투쟁에 나섰다. 여기다 올해 임용고시 선발인원 공고 시한이 14일로 다가오자 임용절벽에 부닥친 교육대·사범대생들의 증원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교원 양성체계 수술의 계기로 삼을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교육부가 어제 내놓은 대책은 실망스럽다. 기간제 교사 실태를 조사해 정규직 비율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내용이 모호하고 일정도 없다. 자칫 제2의 희망 고문을 안겨줄 우려가 있다.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의 임용 양극화 해소를 위해 내놓은 임용고시 가산점제도 어설프다. 해당 지역 교육대 출신에게 6점을 얹어준다고 했지만 약발이 먹힐지는 의문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런 ‘땜질’ 처방이 아니라 학령인구와 연동한 교원 수급의 새 틀을 설계하는 일이다. 저출산 여파로 초·중·고생 수는 2000년 이후 26%나 감소했다. 초등생은 2000년 400만 명에서 지난해 260만 명으로 36%나 줄었다. 10년 후면 반 토막 난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무분별한 기간제 교사 확충은 방관했고, 정치 논리에 휘말려 임용고시 선발 인원을 늘렸다.

이런 주먹구구식 행정은 청산해야 할 적폐다. 범정부 차원에서 교원 수급 정책을 짜는 데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교원 수급 계획을 5년, 10년 단위로 설계해 공개해야 한다. 교육대·사범대의 정원을 줄여 과잉공급을 해소하는 일도 필요하다. 교단의 이기주의를 없애면 가능한 일이다. 교육전문대학원제를 도입해 교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꼭 필요한 국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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