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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청년 놀이터가 된 달동네...자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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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주간 계속되는 '지방과 청년' 시리즈 세 번째 순서입니다.

달동네에 벽화를 그려놓으면 관광객이 몰리고, 관광객을 따라 외지인이 들어오면 원주민이 밀려나는 시나리오는 이제 흔한 일이 됐죠.

그런데 전주에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원주민과 외지인이 힘을 합쳐 달동네를 아름다운 문화마을로 가꿔가는 곳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송태엽 기자와 함께 가보시죠.

[기자]
전주시 교동 승암산 비탈에 자리 잡은 자만 마을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조상이 살던 곳이지만 한국전쟁 후 무허가 주택들이 들어서면서 대표적인 달동네가 됐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 결혼과 함께 전주에 온 김민주 씨는 지난해 봄 이곳에 터를 잡았습니다.

[김민주 / 카페 운영자 : 도심 속의 전원생활을 여기서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딱 보면 벽화 그림들이 아기자기한 것이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그런 느낌….]

자만 마을에 처음 벽화가 그려진 건 5년 전이지만 처음부터 이곳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된 건 아닙니다.

다른 지역처럼 관광객이 몰리고 외지인 상점이 들어오고 원주민과의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자만 마을에는 이 마을을 사랑하는 마을 출신의 청년이 있었습니다.

[권경섭 / 자만마을 공동체 대표 : '왜'에서 시작한 겁니다. 왜 이렇게 살아야 되는지 궁금했어요. 배타적이고 항상 타인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살아야 되는지 부모님한테도 어렸을 때부터 왜 그렇게 살아야 되는지 자꾸 물어봤었거든요.]

권 씨는 자신의 집을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쉼터로 개방하고 연로한 주민들과 청년들이 어울릴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했습니다.

청년과 노인이 마음을 열고 지자체의 도움 없이 함께 마을 가꾸기에 나서자 진짜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아르바이트하러 왔던 청년도 마을에 눌러살기로 했습니다.

[오세진 / 카페 운영자 : 결혼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고요.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가게만큼은 계속 이어가면서 이 마을이 점점 더 예뻐져서 한옥마을이 아니라 벽화 마을을 보러도 전주로 찾아오시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게 하는 것이 저의 계획입니다.]

연로한 주민들은 모여드는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을 내치지 않았습니다.

거리 공연에 제약이 많은 이웃 한옥마을과 반대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권경섭 / 자만 마을 공동체 대표 : 즐겁게 사시면 되는데요.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아요. 저희는 다른 걸 절대 강요하지 않거든요.]

쓰러져가는 빈집이 많고 공중화장실도, 도시가스도 없지만 청년들을 환영하는 열린 공간이 됐다는 것.

자만 마을이 보여준 도시 재생의 비결입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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