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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강남 재건축 들썩…8·2 대책 약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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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 견본주택은 하루 종일 방문객들로 붐볐다.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곳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160만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350만원가량 낮게 책정됐다.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1억원 이상 저렴해 당첨 시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면서 관심이 더 높아졌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집단대출이 안되지만 방문객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지난 8일 개관한 견본주택에는 이날까지 총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8 대 1이었다. 일부 평형의 경쟁률은 510 대 1에 달했다.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잠원동 신반포 한신6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곳으로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처음 나온 분양 물량이다. 이곳 역시 정부가 고분양가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예상보다 분양가(3.3㎡당 4250만원)를 낮춰 ‘로또 청약’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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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지목돼 8·2 대책에서 집중포화를 맞은 데 이어 9·5 추가 대책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을 완화했지만 강남 재건축 청약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정부 규제로 오히려 강남 재건축 단지의 희소성이 커진 데다, 아직 청약가점제 확대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 전이다 보니 불안심리에 따른 막차 수요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멈췄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0%를 기록했다. 8·2 대책 이후 하락률이 0.25%, 0.16%, 0.03%, 0.12%에 달했으나 지난주 보합으로 돌아섰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0.45%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최근 잠실주공 5단지의 50층 재건축안이 사실상 통과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에 ‘입성’하려는 것은 청약자들뿐만이 아니다. 건설사들의 강남 재건축 수주전도 치열하다.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 수주에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이 맞붙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조합에 후분양제를 제안했다.

후분양제는 주택이 일정 수준 이상 지어진 뒤 입주자를 모집하기 때문에 분양가를 책정할 때 별도 규제를 받지 않는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조합원 분담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대우건설도 최근 후분양제를 제안해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을 따냈다. 분양가상한제가 이르면 다음달 시행될 예정이어서 후분양제를 도입하는 단지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자문위원은 “수요가 받쳐주다 보니 투자자나 건설사 모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팀장은 “보유세를 강화하고 공공 및 민간에서 지속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해 ‘집이 곧 로또’라는 인식을 바꿔줘야 한다”며 “분양가상한제도 전면 도입해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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