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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바른정당 ‘유승민 비대위’ 가닥…김무성은 거부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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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도부 ‘유승민 비대위 체제’ 뜻모아

유승민도 “죽음의 계곡 함께 건널것”

김무성, 의원 만찬서 “대행 체제” 주장

이종구 “지방선거 전 한국당과 합쳐야”

13일 연석회의서 결론…진통 예고



한겨레

10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 바른정당 소속 의원 18명이 모인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오른쪽)과 김무성 의원이 ‘러브샷’을 한 뒤 입을 맞추고 있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최고 위원회의를 열어 유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바른정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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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공백 사태에 놓인 바른정당의 최고위원들이 10일 유승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유 의원도 이날 “사즉생”의 각오를 공개적으로 밝혀 당의 전면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김무성 의원 등 당내 상당수는 ‘유승민 비대위 체제’로 가는 데 대해 거부감을 보여, 최종 결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바른정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주재로 김영우·하태경·정운천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남짓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유승민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정하 당 대변인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빠른 시일 내에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현행 당헌·당규에는 대표 궐위 시 한달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는데,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한달 안에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는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현재 정기국회가 진행 중인 만큼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하면서 전당대회까지 치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비대위를 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핵심 당직자는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이 비대위 체제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말했고, 비대위원장으로 유승민 의원이 적합하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의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유 의원도 페이스북에 “바른정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는 글을 올려, 비대위원장 요청을 받아들일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바른정당을 창당한 초심은 지도에도 없는 새로운 길을 가보자는 것이었다. 그것은 개혁보수의 길이다. 당장의 선거만 생각해서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 것이다”라며 ‘자강론’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의원단 만찬에서는 ‘유승민 비대위 체제’에 대한 이견이 노출됐다. 전체 의원 20명 가운데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 18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정운천 최고위원 등은 ‘유승민 비대위원장’에 힘을 실으려 분위기를 잡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김무성-유승민 두 사람에게 ‘러브샷’ 뒤 입맞춤을 하도록 하는 등 당 결속에 애를 썼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김무성 의원은 “꼭 비대위로 갈 필요가 있느냐. 원내대표가 당대표를 겸하는 권한대행 체제로 가도 되지 않느냐”고 했고, 이종구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자유한국당과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았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음식점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내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데 대해) 찬성한 분도 있고 반대한 분도 있고 이야기가 다양했다”며 “전혀 결론이 나지 않았고, 당내에서 많이 논의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오는 13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거쳐 비대위 체제에 관한 논의를 매듭지을 계획이지만, 결론까지 험로가 예상되는 셈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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