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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멧돼지 사냥 훈련받던 맹견 4마리, 산책 중인 부부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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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등 물려 수술…목줄 안 채운 개주인 ‘중과실 치상’ 입건

전북 고창에서 산책 중이던 부부를 물어 크게 다치게 한 개들은 주인이 멧돼지 사냥을 위한 사냥개로 길러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목줄도 채우지 않고 공원에서 사냥 훈련을 시킨 개 주인에게 중과실 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전북 고창경찰서는 10일 “목줄을 하지 않은 개들을 데리고 나가 사람들을 다치게 한 ㄱ씨(56)를 중과실 치상과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가 기르던 개 4마리에게 아예 목줄을 채우지 않았고, 사람들을 무는데도 별다른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과실 치상보다 훨씬 처벌이 무거운 중과실 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ㄱ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20분쯤 혈중 알코올농도 0.054% 상태에서 기리던 개 4마리를 차에 싣고 자신의 집에서 3㎞ 떨어진 고창읍 고인돌박물관 산책로에 도착했다. ㄱ씨의 개 4마리는 몸 길이 1m 남짓에 키 60∼70㎝, 몸무게 25∼30㎏에 이를 정도로 위협적이었지만 아예 목줄을 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2015년 태어난 4마리의 개들을 멧돼지 사냥 때 사냥개로 쓰기 위해 집에서 기르며 훈련을 시켜왔다. 이날도 500m 길이의 박물관 산책로에서 개들은 달리기 등 체력 훈련을 했다. 훈련을 하던 개들은 갑자기 산책을 하던 ㄴ씨(46)와 부인 ㄷ씨(45)를 공격했다. ㄴ씨는 엉덩이 등 2군데를 물렸고 ㄷ씨는 오른쪽 팔의 살이 떨어져 나가는 등 7곳이나 개들에게 물어뜯겼다.

가까스로 개들에게 벗어난 ㄴ씨가 사력을 다해 부인을 물던 개들을 쫓아냈다. 광주의 대형병원으로 옮겨진 ㄷ씨는 2시간30분 동안이나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술에 취한 ㄱ씨는 구호 조치도 않고 자리를 피했다가 상황이 정리된 이후에 나타나 개들을 자신의 차에 있던 철창에 가뒀다.

경찰 관계자는 “사냥 훈련을 받은 개들이 맹렬하게 ㄴ씨 부부를 공격해 하마터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면서 “ㄱ씨가 사나운 개들에게 아예 목줄도 하지 않았고 구호 조치도 취하지 않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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