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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 상륙한 ‘어마’어마한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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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허리케인 북상… 플로리다·조지아州 1100만명 대피령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카리브해에 이어 미국 플로리아주를 강타했다. 지난 며칠 동안 카리브해를 휩쓸며 막대한 피해를 준 어마는 10일(현지시간) 오전 플로리다주 서쪽 해안을 강타하며 미국 상륙을 알렸다. 미국에 상륙하기 수일 전부터 강력 경고음을 날렸던 어마는 5등급에서 한때 3등급으로 낮아졌다가 이내 세력을 회복하며 이날 플로리다주 일대를 휘저었다.

세계일보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5일(현지시간) 카리브해에서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를 향해 북서진하고 있는 모습으로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제공한 사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어마`가 현재 풍속등급 분류상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발달했다며 이번 주말쯤 플로리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카리브해를 지날 때 시속 300㎞에 근접했던 어마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관광천국으로 불리는 버진 아일랜드 등 카리브해 일대를 휩쓸며 최소 2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부분의 섬들이 사실상 폐허로 변했으며, 현지를 빠져나가지 못한 관광객과 주민 수백만명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경우 전체 주민 4분의 3인 340만명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으며, 상점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카리브해 연안을 돌파한 어마는 미국 연안 인근에서 시속을 낮췄지만, 곧장 200㎞ 이상으로 다시 속도를 높이며 플로리다주에 상륙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어마의 상륙 가능성이 제기된 수일 전부터 “어마는 살인자”라며 플로리다주 주민 56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인근 조지아주 주민 540만명도 대피령에 따라 대부분 거주지를 떠났지만 막대한 피해를 막지 못했다. 강풍과 폭우, 높은 파도 등으로 플로리다주 곳곳은 카리브해 못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각지에서 구조 신호가 빗발치고 있으며, 통신두절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아예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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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서 불안·초조 미국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9일(현지시간)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의 상륙을 앞두고 임시 대피소로 지정된 에스테로의 저메인 아레나에 피신해 있다. 에스테로=AP연합뉴스


어마가 플로리다주를 관통할 10일 오후와 11일 새벽 이후부터 집계될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우려된다. 재난 당국은 어마가 플로리다주에 이어 조지아주 남부에도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어마의 상륙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국가적 위기 경보를 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9일 워싱턴 인근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내각을 소집해 허리케인 진로 상황을 보고받고 대비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는 회의에서 “어마는 과거에 본 적이 없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풍”이라며 “재산은 대신할 수 있지만 목숨은 그렇지 않으니 어서 대피하라”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허리케인 통과 이후 재난 구조도 시급한 과제다. 스콧 주지사는 “거주지를 빠져나온 주민 수만명이 플로리다 전역 260곳의 대피소에서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간호사 1000명 이상을 포함한 많은 자원봉사자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재난본부는 “어마가 플로리다를 관통한 뒤 복구 작업도 가급적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당장 물과 식료품을 공급할 헬기마저 안전한 곳에 대피한 상황이어서 ‘시간 싸움’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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