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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SK이노, 국내 최초 임금-물가 연동…최태원 '딥체인지 2.0' 실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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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사간 물가연동 임금인상 합의
'기본급 1% 사회적 상생 기부'도 합의

아시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폐막된 '제1회 이천포럼'에서 이천포럼의 성과와 의미, 향후 운영방향 등에 관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SK제공)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SK이노베이션이 국내 기업 최초로 임금인상을 물가에 연동하기로 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구하는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2.0'을 실현하고 있다. 최 회장은 그룹이 추구하는 변화 목적은 사회와의 동반성장이라는 지론을 밝힌바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SK 주요계열사들이 정관 변경을 통해 기업의 '이윤 창출' 문구를 삭제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이런 분위기가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이하 임단협)에도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올해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3.5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9일 밝혔다. 김준 사장은 “노사가 물가에 연동한 임금상승, 역량·생산성과 생애주기를 고려한 임금체계 및 사회적 상생이라는 의미 있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한국은행 발표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되도록 하는 합의해 매년 관행처럼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교섭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 같은 임금협상 방식이 국내 기업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부터 적용됨에 따라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올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개정된 정관에 반영된 ‘사회적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경영철학을 이번 임단협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에 대해 합의한 것이다. 이 제도는 오는 10월1일부터 실시된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근로자 임금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도 합의했다. 기존의 임금체계는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식이다. 이를 근로자의 역량·생산성의 향상도와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임금구조로 개선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찬반 투표에 노조원의 90% 이상이 참여해 73.57%라는 높은 찬성률을 보인 것은 회사와 구성원, 그리고 사회가 공동 발전해야 한다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한 마음 한 뜻이 모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4월말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8월 25일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낸 바 있다. 2017년 임단협 가결식은 오는 12일 SK서린사옥에서 김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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