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회복귀 명분쌓기 안간힘

9일 여의도 자유한국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연합

아시아투데이 임유진 기자 = 국회 일정 보이콧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이 전격 철회를 결정하면서 ‘회군 명분쌓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당은 안보 위기 속에 보이콧을 강행했지만, 결국 정기국회에 복귀하면서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던 보이콧’이라는 비판여론에 직면했다.

10일 한국당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11~14일)이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문재인정부의 문제점을 파헤쳐 대대적으로 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국회 복귀와 관련해선 11일 의원총회를 거쳐 보이콧 철회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문건인 이른바 ‘언론장악 문건’논란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이유로 국회 복귀 명분을 내걸었다. 민주당이 한국방송(KBS)와 문화방송(MBC) 등 경영진을 언론 적폐로 규정하고, 퇴출시키는 방안을 담은 문건을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뤄진 회군 결정이다. 애초 한국당이 지난 2일 보이콧 선언 명분이 김장겸 MBC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대한 반발이었던 만큼 복귀 명분과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명분 없던 국회 보이콧을 접는 것이 국민께 송구스러워서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식화된 바가 없는 문건을 방송장악 문건으로 몰아 ‘국정조사를 요구하자’는 등 억지주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당이 ‘명분없는 장외보이콧’에 이어 ‘억지주장 장내보이콧’으로 국회 발목잡기를 이어가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회 복귀를 앞둔 한국당은 지지층 결집에도 나서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10만명 대집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자평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보이콧이 정부와 각을 세우는 대여투쟁력 강화의 계기가 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1차 국민보고대회의 여세를 몰아 오는 15일 ‘보수의 심장격’인 대구에서 2차로 개최한 뒤 3차 장외투쟁까지 개최할 방침이다. 그러나 ‘빈손 회군’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더구나 한국당이 관철하려는 국정조사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실시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당론인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한 비용의 내년도 예산안 반영을 추진하겠다는 태세다. 대북 유화 기조인 정부·여당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할 수 있고 안보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당은 오는 13일에는 방미단을 파견해 독자적인 대미 외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홍 대표 역시 방미단 파견과는 별도로 다음달 국회 국정감사 기간에 미국과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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