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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송도·영종도 인천 대형 개발사업 곳곳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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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와 영종지구 등 인천지역 곳곳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무산되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사업에 참여했던 민간사업자들은 인천시 등을 상대로 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어 이 사업들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 6·8공구 128만㎡에 68층 규모의 송도랜드마크 등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블루코어시티 컨소시엄과 상호 이견으로 합의를 못해 지난 7일 본협약 체결이 무산됐다고 10일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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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은 지난 5월 국제공모를 통해 송도 6·8공구 민간사업자로 블루코어시티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대상산업과 포스코건설·GS건설·산업은행 등은 지난 8월 자본금 500억 원을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인 블루코어시티를 설립했다. 블루코어시티는 송도에 6조 원을 투자해 랜드마크 등 다양한 시설을 투자하려고 했지만 협약이 체결되지 않아 무산됐다.

블루코어시티는 인천경제청이 국제공모 당시 땅값으로 1조 3700여 억 원을 제시했다가 돌연 수천 억 원을 올려달라고 하고, 대금지불방식 변경과 공실률이 40%가 넘는 송도에 63빌딩 만한 업무공간인 오피스 건물을 지으라고 하는 등 무리한 요구로 계약이 안됐다고 주장했다.

블루코어시티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은 수장이 바뀔 때마다 협약 조건을 바뀌는 등 국제공모를 해 놓고도 이를 따르지 않는 주먹구구 행정을 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도 한 복판인 6·8공구는 2006년 미국의 포트만컨소시엄이 송도랜드마크로 151층 인천타워를 짓겠다고 했으나 무산된 곳이다. 11년만에 블루코어시티가 개발에 나섰지만 또 장기간 표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도에는 또 국제업무단지 5.7㎢(173만평)을 개발하는 송도국제도시유한개발회사(NSIC)와 포스코건설 등 양 주주사의 갈등으로 2015년 이후 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양 사 직원들은 합작사인 GIK(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사무실을 차지하기 위해 물리적 충돌과 고소·고발전도 벌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양 사가 심각한 갈등관계에 있으면 인천시가 중재에 나서야 하는데 팔짱만 끼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뿐만이 아니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를 개발하는 미단시티개발(주)은 빚더미에 앉았다가 결국 청산 절차를 밟게 생겼다. 미단시티는 인천 중구 운복동 271만㎡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2007년부터 중국계 화상그룹인 리포(38%), 인천도시공사(27%), GS건설, 우리은행 등이 출자해 미단시티개발(주)를 설립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외자 유치 실적은 거의 없고, 토지 매각도 1조2711억 원 중 3937억 원 등 31%에 불과해 빚만 3372억 원에 달했다. 미단시티개발은 지난 8일 이 빚을 상환하지 못했다. 보증을 선 인천도시공사는 빚을 대신 갚아주고 개발사업권을 갖고 왔다. 미단시티개발(주) 출자사들의 법적 대응도 예상된다.

인천에서는 이 밖에도 유정복 인천시장이 중동의 오일머니 4조 원을 유치해 인천 서구 검단택지개발지 470만㎡에 외국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 복합자족도시인 검단 스마트시티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말 무산된 바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송도 6·8공구는 개발이익 환수에 대한 이견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고, 미단시티는 검증되지 않은 업체를 선정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이는 계획도 없이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한 인천시의 책임이 큰 만큼 이 참에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원인 등을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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