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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한미일연합 "도시바메모리 3년간 1조엔 추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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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반도체사업부문(도시바메모리) 인수 후 3년간 1조엔(약 10조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연합이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위해 도시바메모리에 연간 4000억~5000억엔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추가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일본 언론이 10일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미·일 연합 관계자의 "(3년간) 1조엔 규모의 투자도 겁내지 않는다"는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3년을 언급한 것은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한 후 상장시킬 수 있을 때까지의 기간을 3년으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인수금액(2조엔)에 추가투자(1조엔)을 더해 총 3조엔을 제시한 셈이다.

한·미·일 연합이 대규모 지원을 약속한 것은 도시바 측에 반도체사업을 지속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경쟁자인 '신 미·일 연합'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도시바는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어 인수자를 정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막판까지도 인수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개 인수추진 진영 모두 도시바의 반도체 매출 30%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과의 제휴에 나서는 등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말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한·미·일 연합의 가장 큰 난관은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과의 소송전이다. 도시바와 반도체 공장을 공동 운영 중인 WD은 일본 산업혁신기구를 비롯해 미국 사모펀드 KKR 등과 함께 '신 미·일 연합'을 꾸려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WD는 도시바메모리 독점 인수협상권을 주장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매각해야하는 도시바는 8월말부터 '신 미·일 연합'과 집중 교섭을 벌여왔으나 역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도시바는 현재 한·미·일연합, 신 미·일 연합 외에도 홍하이(팍스콘)까지 총 3개 진영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액면에서는 홍하이가 2조1000억엔으로 가장 높지만 기술 유출에 대한 염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신 미·일연합은 소송전을 거치면서 도시바와 WD간 감정의 골이 매우 깊어진 것이 약점이다. 도시바 측에서는 WD가 향후 경영권 장악에 나설 것을 걱정하고 있다. WD가 인수과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도시바의 불신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한 상태다. 도시바는 KKR 등이 보유한 지분을 수년 후에 WD가 가져갈 것을 염려하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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