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1 (화)

美 세탁기 시장 '삼성·LG VS 월풀' 신경전…한 달 뒤 판가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7일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 개최…삼성·LG "혁신으로 시장 선도…美 산업에 피해 끼치지 않아 "]

머니투데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형 주거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를 개최했다./사진제공=외교부<b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내 세탁기 시장 사수를 위해 미국 월풀과 8시간 넘게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국 본사에서 파견된 임원뿐 아니라 현지 팀 백스터(Tim Baxter) 삼성전자 북미총괄(부사장)이 직접 공청회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공청회 결과는 약 한 달 뒤에 판가름난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ITC)에서 열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사 공청회에 참석, 한국산 수입으로 인해 미국 세탁기 산업에 피해가 없다는 점을 주장했다.

두 기업의 통상 및 법무 관계자들이 현지에 파견됐으며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도 자리해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앞서 월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우회 반덤핑 등 방식으로 세탁기를 들여와 과도하게 낮은 가격에 판매, 자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는 취지로 ITC에 청원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세탁기 시장은 지난해 960만대 규모로 올해에는 100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지난해 삼성·LG전자의 세탁기 대미 수출액은 13억 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금액기준)은 18.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월풀(18.5%), LG전자(16.5%)순이다.

이날 공청회는 ITC의 인사말로 시작됐으며 한국 등 각국 정부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월풀 측에서 이번 제소를 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고 이에 대한 ITC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해 발언 및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월풀은 자신들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지역 의원들을 대동하고 와 당시 분위기는 매우 첨예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에서도 랄프 노만(Ralph Norman)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하원의원, 마크 그린(Mark E. Green) 테네시주 상원의원, 킴 맥밀란(Kim McMillan) 클락스빌 시장 등 국내 기업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참석해 우리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국내 파견 인력뿐 아니라 현지에서 북미총괄을 역임하고 있는 팀 백스터 부사장이 직접 공청회 발언대에 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삼성전자가 미국 세탁기 시장 내에서 현재와 같은 지위를 만든 것은 부당한 경쟁을 해서가 아닌 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임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 백스터 부사장은 삼성전자 미주법인 뉴스룸을 통해 "삼성은 변화를 예견하고 혁신을 이끌며 시장을 선도하는 DNA를 가졌다"며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편 지역사회 및 고용 측면에서도 투자를 지속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11년 전 미국 세탁기 시장에 첫 진입한 후 현지 소비자들이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우리의 경쟁사들이 제자리에 있을 때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분명 변화했고 우린 다른 길을 택해 현재의 업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978년 미국에 첫 진출한 이래 40년간 미국 46개주 지역에 걸쳐 1만8500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회사가 됐으며 지난해에는 100억달러의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달러를 투자, 내년 1월부터 세탁기 생산 공장을 가동시킬 예정이며, LG전자도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019년 중 세탁기 생산 공장을 가동한다.

이날 공청회에 함께 자리한 외교부 관계자는 "월풀의 재무상태 등을 근거로 미국 월풀사의 주장과 달리 세탁기 수입으로 인한 미국 내 산업피해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미국 현지 산업은 주택 경기 활황 등으로 세탁기 신제품 및 교체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시 이는 무역장벽으로 작용, 세탁기 가격을 높여 결국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ITC 위원들은 이번 공청회를 토대로 논의를 거쳐 오는 10월 5일 ITC 피해판정 표결을 할 예정이다. 한국산 세탁기 수입이 미국 내 산업에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경우 사건은 종결된다.

피해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10월 중순 이후 2차 공청회(구제조치 공청회)가 열린다. 다시 한 번 양측 의견을 듣고 12월, ITC가 제한조치의 수준을 최종 결정, 미국 대통령에 보고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절차를 거쳐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수 있다. 세이프가드 발동시 미국 정부가 수입물량을 규제하거나 관세를 인상시키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어 국내 업체의 대미 활동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등과 협업해 향후 조사 절차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