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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전남대 건축학과 졸업반 3분의2 탈락…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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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전남대학교 건축학부 건축학과 졸업예정학생들이 8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용봉캠퍼스 공대 2호관에서 졸업전시회를 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학생들은 33명 중 11명만 이번 전시회를 하고 있다.2017.9.8/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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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남성진 기자 = 광주의 한 대학교 건축학부 건축·도시설계전공 졸업반 학생들 중 3분의 2가량이 졸업을 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졸업 기준에 해당하는 등급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데 학생들은 '역대급 졸업예정자 탈락 사태'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10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건축학부는 8~9일 공대2호관 1층에서 건축·도시설계전공 졸업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건축학과 졸작전은 대학 졸업논문과 같은 성격이어서 학생들은 반드시 작품을 출품하고 평가를 받아야 졸업할 수 있다.

졸작전은 건축·도시설계전공 5학년 졸업반 33명 중 11명만 참여했다. 나머지 22명은 전시회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졸업을 할 수 없게 됐다.

건축학과는 매년 20~30%가량의 졸업예정자들이 탈락하지만 이번처럼 3분의 2가 대거 탈락한 건 처음이다.

그동안 졸업생 현황을 보면 평균 30여명의 정원 중 2013년 22명, 14년 18명, 15년 26명, 16년 35명 등이 졸업했다. 2010년엔 12명이 졸업해 가장 낮았고, 2011년엔 30명 전원 졸업을 기록하기도 했다.

졸작전에 참여하지 못한 한 학생은 "33명 중 11명만 졸업시킨다"라며 "33명 모두 1학기동안 날새면서 작품 만드느라 고생했고 방학 때도 날마다 나와 고생했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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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학교 건축학부 건축학과 졸업예정자들이 8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용봉캠퍼스 공대 2호관에서 졸업전시회를 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건축학과 5학년 학생들은 33명 중 11명만 이번 전시회를 하고 있다.2017.9.8/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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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졸업하기 위해선 '건축설계'라는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1학년 말부터 4년 넘게 배우는 과목으로 5학년 때 그동안 배운 설계를 하고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졸업예정자들은 지난 2월부터 설계를 시작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중간에 포기하거나 작품을 완성하지 못해 기준 등급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

오세규 전남대 건축·도시설계전공 교수는 "학생들이 졸업작품을 내면 거의 졸업하는데 완성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보통 5~7명 정도 졸업 못하는데 올해는 중도 탈락자가 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5년간 전축을 배운 사람이 작품을 출품하고 자격이 되는지 여부를 평가받는 것"이라며 "설계하고 완성하는 데 1년이 걸린다.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이번 졸업예정자들 중 탈락 학생이 많은 이유로 '좁은 취업문'과 '안정적 직업 선호' 등 사회적인 현상을 꼽았다.

오 교수는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밖에 나가도 취업하기 어렵다 보니 어학이나 자격증,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졸작이 어렵고 복잡하다 보니 포기한 학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축 도시설계 전공의 목표는 건축사인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업에 영업도 해야 하는 건축사보나 공사나 공무원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졸작전에 참여한 학생 A씨는 "교수님은 등급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1주일에 몇 번씩 와서 비평을 받으라고 했다"며 "11명 중 1명은 졸업작품의 완성도가 부족했으나 방학 때 교수님을 자주 찾아봬 완성도를 높여 같이 전시회를 하고 졸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대급으로 유보되는 학생수가 많은데 내년에 올라오는 학년들까지 생각하면 유보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 건축학부는 4년제인 건축공학과와 5년제인 건축도시설계전공으로 나뉜다. 학생들은 입학 후 1학년 2학기 때 원하는 곳으로 선택해 진학할 수 있다.

건축학부 입학생은 평균 50명으로 이 중 건축도시설계전공 선호도가 조금 더 높다. 건축공학은 20여명(40%), 건축도시설계 전공은 30여명(60%) 정도가 진학을 한다.
nofate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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