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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극우보고대회' 된 한국당 장외집회, '빈손회귀'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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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적의 계략에 포로로 잡혀” “5·18은 광주사태” “항문성교도 성평등, 근친상간도 성평등, 수간도 성평등”…극우 보수들의 막말잔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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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주말 대규모 장외집회를 끝으로 사실상 정기국회 보이콧을 접는 수순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에 요구한 사항들을 하나도 받지 못한 ‘빈손 회귀’다.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의 대미로 삼은 장외집회에선 “박근혜·이재용 무죄석방”, “문재인 탄핵”, “5·18은 광주사태” 등 극단적발언들이 쏟아져 나와 ‘국민보고대회’가 아닌 ‘극우보고대회’로 변질된 모습이었다.

한국당은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옆 광장에서 ‘5000만 핵인질ㆍ공영방송 장악 저지’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성토했다.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공식행사 전 무대에 선 참가자들의 발언은 격앙됐다. ‘종북좌파 척결’이라는 색깔론과 ‘핵개발’ 등 군사강경론이 주를 이뤘다.

서경석 목사(‘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집행위원장)는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반대하면 우리는 핵개발을 선언해야 한다”며 “국제관계가 악화될까 봐 핵개발을 주저하는 나라는 ‘병신’ 나라”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이재용도 무조건 무죄석방해야 한다”면서 “어떻게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힘을 모을 생각은 안 하고 우파를 궤멸시키려고만 하는 것이냐”고 외쳤다.

뒤이어 발언대에 오른 신기훈 3사 애국동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한 지휘관은 맞다. 지금 적의 계략에 의해서 포로로 잡혀있는 것”이라며 “여러분들(한국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 구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부르면서 “5·18 광주사태는 민주화운동이 아님이 역사적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성혼 반대를 주장하면서는 ‘항문성교’ ‘수간’ 등 거친 발언도 쏟아졌다. 김길수 건강한대한민국국민연합 공동대표는 연단에 서서 “민주당 비례대표 정아무개가 개헌특위에서 나와 헌법의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바꾸자는데 이는 천지차”라며 “양성평등은 남녀평등이고 결혼은 남녀가 하는 것인데, 성평등이라는 것은 항문성교도 성평등이고 근친상간도 성평등이고 수간도 성평등이 된다”고 했다.

공식 행사에선 주요 당직자들이 발언대에 설 때마다 청중들은 문재인 정부에 욕설을 퍼부었다.

홍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더불어민주당 측이 작성한 ‘KBS·MBC 경영진 퇴진 압박’ 문건을 언급한 대목에선 “문재인 탄핵” “물러나라”를 외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홍 대표가 해당 문건을 들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아주 중대범죄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이랬다면 당장 탄핵한다고 대들었을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겠는가”라고 하자 지지자들은 “문재인 탄핵하자”를 외쳤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우선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국정조사를 해 보고 과연 이 정권이 헌법 법률위반을 하는데 누가 그렇게 시켜서 했는지 해보고 시킨 사람은 그냥 안둘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집회 뒤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방송장악 저지 국정조사를 관철하기 위해 원외 장외투쟁 뿐 아니라 원내에서도 싸우기로 했다”고 결정 했다. 11일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지만 사실상 국회 보이콧을 일주일만에 접는 것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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