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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박테리아로 원전 폐수 정화...원자력硏, 기술이전으로 상용화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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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을 이용해 원전 폐수에서 나오는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하는 친환경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돌입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연 미생물을 이용한 고방사성 세슘 제거 기술’을 중소기업 ‘범아’에 이전하는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술보증기금 부산기술융합센터가 중개한 이번 계약의 정액기술료는 5억원으로 매출액 3%를 경상기술료로 지급받는 조건이다.

이번에 이전된 기술은 방사능 오염수와 원전 해체시 배출되는 폐기물에서 방사성 세슘을 간편하게 분리,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연 미생물로 오염수 속 세슘을 광물 형태로 만들어 침전시킨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승엽 원자력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2017년 7월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세슘은 화학적으로 침전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방사성 세슘을 제거할 때 흡착제를 이용해 세슘을 흡착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세슘 제거율이 낮고 세슘이 흡착된 폐흡착제가 방사성폐기물로 고스란히 남는 문제가 있다. 또 흡착제는 고가의 티타늄이나 유독성 물질을 원료로 복잡한 화학 공정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2차 오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조선비즈

자연산 박테리아가 오염수 내 방사성세슘(Cs-137) 이온들을 작고 안정한 크리스탈 결정체로 바꾸면서 방사성 폐수를 효과적으로 정화하는 모습./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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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땅 속에서 채취한 박테리아 중 방사선에 강한 우수한 종을 선별, 배양해 황산이온과 함께 방사능 오염수에 넣었다. 그 결과 생물학적 황화반응을 거치며 세슘 이온을 단단한 크리스탈 결정체인 ‘파우토바이트’ 형태로 만들어 침전됐다.

이 기술은 물 속 방사성 세슘을 99% 이상 제거하는 게 장점이다. 바닷물 속 방사성 세슘도 96% 이상 제거할 수 있다.

이승엽 박사는 “이 기술은 생물학적 방법으로 대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효과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원전 폐수에서 가장 골칫거리 중의 하나인 방사성 세슘을 값비싼 흡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제거하는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rebor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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