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연 미생물을 이용한 고방사성 세슘 제거 기술’을 중소기업 ‘범아’에 이전하는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술보증기금 부산기술융합센터가 중개한 이번 계약의 정액기술료는 5억원으로 매출액 3%를 경상기술료로 지급받는 조건이다.
이번에 이전된 기술은 방사능 오염수와 원전 해체시 배출되는 폐기물에서 방사성 세슘을 간편하게 분리,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연 미생물로 오염수 속 세슘을 광물 형태로 만들어 침전시킨다. 이 기술을 개발한 이승엽 원자력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2017년 7월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세슘은 화학적으로 침전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방사성 세슘을 제거할 때 흡착제를 이용해 세슘을 흡착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세슘 제거율이 낮고 세슘이 흡착된 폐흡착제가 방사성폐기물로 고스란히 남는 문제가 있다. 또 흡착제는 고가의 티타늄이나 유독성 물질을 원료로 복잡한 화학 공정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2차 오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자연산 박테리아가 오염수 내 방사성세슘(Cs-137) 이온들을 작고 안정한 크리스탈 결정체로 바꾸면서 방사성 폐수를 효과적으로 정화하는 모습./원자력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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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땅 속에서 채취한 박테리아 중 방사선에 강한 우수한 종을 선별, 배양해 황산이온과 함께 방사능 오염수에 넣었다. 그 결과 생물학적 황화반응을 거치며 세슘 이온을 단단한 크리스탈 결정체인 ‘파우토바이트’ 형태로 만들어 침전됐다.
이 기술은 물 속 방사성 세슘을 99% 이상 제거하는 게 장점이다. 바닷물 속 방사성 세슘도 96% 이상 제거할 수 있다.
이승엽 박사는 “이 기술은 생물학적 방법으로 대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효과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원전 폐수에서 가장 골칫거리 중의 하나인 방사성 세슘을 값비싼 흡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제거하는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rebor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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