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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20·30 솔직토크] 조폭 흉내 10대들 엄벌하자 VS 처벌이 능사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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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이후 서울, 강릉 등에서도 10대들의 흉악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게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과거에도 화두에 올랐던 청소년 잔혹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감경하는 소년법 폐지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소년법 폐지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일주일도 안 돼 20만명이 넘게 참여해 여론도 뜨겁다.

이런 가운데 법원에서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10대들에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성인과 똑같은 중형을 내렸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지난 9일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옷을 벗긴 뒤 얼굴을 담뱃불로 지지고 강제로 소변까지 마시게 하는 등 알고 지내던 10대 여성을 폭행한 10대 남녀 3명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일각에서는 엄벌주의가 능사냐는 반론도 맞서고 있다. 10대 범죄가 늘어나고 있기 보다는 각종 소셜미디어 등의 발달로 인해 이들의 범죄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잔인성이 더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처벌 강화가 반드시 범죄 감소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도 주장한다.

현행 소년법은 만 18세 미만으로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량을 완화해 징역 15년을 선고하도록 하는 등 미성년자 범죄를 예외로 취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의 2030들은 갈수록 잔혹해지는 10대 범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소년법 폐지를 통해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지 아니면 처벌보다는 다른 것이 필요한지 의견을 들어봤다.

20대 김 모씨는 “소년법이 본래의 취지와는 무색하게 비행청소년들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며 소년법 폐지를 주장했다.

김씨는 “폭력 청소년들이 ‘괜찮아 우리 엄마 돈 많아’라고 하면서 반성은커녕 SNS상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더 이상 어리다는 이유로 10대 흉악 범죄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모씨(37)는 “짜증나고 화가 난다”며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가해자는 처벌을 가볍게 받고 피해자와 그 가족은 평생 잊지 못할 상처로 힘들어 할 텐데, 소년법을 폐지해 엄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미성년자라고 내버려둔다면 청소년 범죄는 갈수록 더 끔찍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모씨(29)는 “피해자들은 성인이 되더라도 평생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는데 가해자들은 청소년이란 이유로 고작 전학 등 매우 경미한 처분을 받는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가해자들이 반성은 뒤로하고 무용담 삼아서 얘기하는 모습에서 강력한 처벌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처벌 강화가 청소년 범죄의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30대 장 모씨는 “법정형을 높인다고 청소년 흉악 범죄가 감소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장씨는 “감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교육 현장에서 인성 교육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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