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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100만마리 철새 이동…살충제 휩쓴 농가 10월엔 AI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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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관계부처 회의…"10월 중순부터 들어올 듯"

뉴스1

지난 겨울 충북 청주시 오창읍 미호천에서 겨울철새 황오리 무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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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현철 기자 = 조류 인플루엔자(AI)를 퍼트리는 오리, 기러기 등 겨울 철새가 10월 한반도로 남하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가축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철새에서 AI가 발견됐지만 농장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놓고 있다가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환경부 등 야생조류 관계부처는 지난 8일 회의에서 겨울 철새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올 겨울 AI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정부는 국내에 드나드는 철새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 이동경로를 확인 중이다. 환경부는 우리나라를 거치는 겨울 철새들이 아직 시베리아나 중국 동북부에 머무르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철새들이 시베리아나 중국 동북부에서 새끼를 낳고 키운 뒤 10월 중순이나 말부터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에도 H5N1형 AI가 발생했다. 중국 동북부에 머무르고 있는 철새들이 다음달 H5N1형 AI 바이러스를 국내에 전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년 겨울 해외에서 국내에 들어오는 철새는 100만마리 이상이다.

정부가 철새의 움직임에 이처럼 긴장하는 것은 지난해 겨울 초동 대처가 늦어 사상 최악의 AI 사태를 불렀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AI로 가금류 3787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해 AI는 10월 28일 충남 천안시 풍세면 봉강천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하지만 정부는 농장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11월 17일 전남 해남, 충북 음성 농장에서 AI가 확진될 때까지 농식품부는 시 단위로만 방역대를 설정했다. '철새 주의' 문자를 인근 농가에 보내는 것이 대책의 전부였다. 농장에서 AI가 발견된 21일 뒤에야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하고 일시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을 발동했다.

초동 대처가 늦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정부는 앞으로 야생 철새에서 AI가 발생할 경우에도 즉시 가금류 이동정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기존에는 고병원성 AI로 확인될 경우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지만 H5, H7 항원만 검출돼도 이동제한을 실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 가금류 농장에서는 배변 가림막 등 전염 예방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honestly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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