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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눈발 날리는 유형지 시베리아, 대문호 걸작들의 토양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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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이정식의 '시베리아 문학기행'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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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작품을 쓴 이는 누굴까. 바로 춘원 이광수다. 그가 1933년에 쓴 소설 '유정'의 무대가 바로 시베리아와 바이칼 호수로 이광수는 나이 스물두 살 때인 1914년 바이칼 호 인근 치타에서 6개월간 방랑의 시간을 보냈다. 이 방랑은 그의 정신적 지평을 크게 넓혀주었으며 문학세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최근 출간된 책 '시베리아 문학기행'은 언론인 출신의 저자 이정식이 수년간 시베리아를 여행하며 찾아낸 한국문학의 흔적과 푸시킨,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등의 러시아 대문호들의 흔적을 담은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유형지로 유명한 시베리아는 역사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예를 들어 1825년 12월 낙후된 러시아를 바꿔보겠다고 혁명을 시도했다가 당일 진압되어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 귀족들을 ‘데카브리스트'('12월 당원'이라는 뜻)라고 불렀다. 이들과 가깝게 지냈던 시인 푸시킨은 이들을 위해 시를 썼고, 후일 톨스토이의 걸작 '전쟁과 평화' 역시 데카브리스트들에 대한 깊은 역사 탐구의 산물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작품인 '죄와 벌' '백치' '악령'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등은 차르체제를 비판하는 독서모임에 가담한 죄로 사형 직전까지 갔다가 시베리아의 혹독한 환경에서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한 이후 탄생한 작품들이다. 저자는 러시아 문학에서 데카브리스트와 시베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것을 꼼꼼하게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설움과 애환의 흔적을 시베리아에서 찾으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도 책에 담았다.

책 속에는 또한 시베리아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한 사진들도 담겼다. 필자가 수차례 시베리아를 드나들며 직접 찍은 이 사진들은 화려한 러시아의 여러 도시와 역사적 의미가 담긴 지역,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이며 찍은 희귀한 장면까지 있다.

◇시베리아 문학기행/이정식 지음/서울문화사/1만5800원)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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