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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성북구의회, 하월곡동 성매매여성 '탈성매매' 돕는다···지원 조례 제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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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성북구의회 성매매 여성 지원 조례 제정 토론회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서울 성북구의회가 하월곡동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는 청량리 588, 영등포 집결지, 천호동 집결지와 함께 현재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중 하나다.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는 길음역 10번 출구인 길음역 환승주차장 건물에서부터 내부 순환로(정릉로)를 따라 종암사거리까지 약 5만400㎡ 규모로 형성돼있다.

1960년대 말 서울 종로 3가 일대에 형성됐던 '종삼' 집결지가 해체되고 1970년대 초 서울역앞 양동, 남대문 힐튼호텔 주변, 종로 돈의동 등지에서 단속이 강화되자 성북구 하월곡동 현재 위치로 성매매 업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각 업소는 유리문에 검은 셀로판지를 붙여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돼있어 영업 유무를 외부에서 파악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업소마다 문 앞에 천막 부스인 '삐끼통'을 설치해 호객행위와 여성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현재 99개 업소에 성매매 여성 201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구매자가 1명이 오면 성매매만, 2명 이상이 오면 술방에서 술 1~2병을 마시면서 쇼를 한 후 성매매를 한다고 한다. 성매매 비용은 현금 8만원, 카드 10만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는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침이 있었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4월14일 성북2구역-신월곡1구역 결합정비사업을 변경고시했다.

재개발 과정에서 성매매 여성들은 다른 지역의 성매매 업소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매매 여성들은 대개 어린 시절 성매매로 유입되고 성매매를 통해 맺은 관계망 외에는 다른 사회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성매매가 아닌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재개발로 하월곡동 집결지가 사라져도 이들은 다시 성매매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북구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목소영)와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대표 정미례)는 '서울시 성북구 성매매 예방 및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하월곡동 성매매 여성들의 '탈성매매'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목소영 성북구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성매매 여성들은 집결지가 폐쇄되고 나면 또 다른 집결지로, 또 다른 불법업소로 넘겨지거나 이동하게 된다"며 "그저 '우리 동네 성매매집결지가 도시정비사업으로 없어졌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하월곡동 성매매집결지 피해여성들이 탈성매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여성인권센터 '보다' 활동가는 "하월곡동에 있는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선불금과 사채 등 빚을 지고 있으며 당장 업소가 폐쇄되면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그러므로 여성들이 전업을 하기까지 일정 기간 동안 생활할 수 있는 보상금이 필요하다. 이는 하월곡동 집결지에 있었던 기간에 상관없이 지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일환 대구시 여성정책관 가족권익팀장은 "전국적으로 성매매집결지를 옮겨 다니는 성매매여성 숫자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성매매피해여성 자활지원 문제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따라서 성매매집결지 자활지원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성매매집결지 폐쇄의 방향에서 가장 유일하고 중요한 것은 여성인권"이라며 "대구 (성매매집결지인) 자갈마당을 여성인권이 담긴 문화의 공간으로 정비하고 집결지 여성들에 대한 탈성매매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마치며 목소영 위원장은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위해 성북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조례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조례가 앞으로 탈성매매를 결심한 여성들에게 아주 작은 끈이 돼주기를 희망한다. 성매매피해여성들의 인권을 되찾는 소중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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