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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유통기업 중국 잔혹사…中 매체 "사드보복 아닌 현지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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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글로벌타임스 "중국 소비자 롯데 선호 안해"
까르푸·월마트도 중국 시장서 '고전'

아시아경제

오성홍기와 함께 게양중인 홍콩국기. 대부분 국가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방식은 오른손을 가슴에 얹는 것으로 비슷하지만 중국은 차렷자세로 한다.(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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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은 한 때 '기회의 땅'으로 불렸다.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유통기업까지 잇따라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장미빛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국내 유통기업의 경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장기화하면서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롯데마트는 한미의 사드 배치 부지 교환계약 체결한 직후인 지난 3월부터 99개 매장 가운데 87곳이 반년 넘게 문을 닫고있다. 74개 매장이 소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영업정지를 당했고, 13개 매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보이콧으로 자진 휴업 중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이후 중국 롯데마트의 피해 규모는 5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7000억원의 자금수혈이 이뤄졌지만,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 연말께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이들 매장 가운데 적자매장을 중심으로 매각 및 규모 축소,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마트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에서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진출 20년만에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다. 이마트는 중국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태국 유통기업인 CP그룹에 5개 점포를 일괄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7년 2월 상하이에 취양점을 열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는 2010년 현지 점포가 26개에 달했지만 이후 매출 부진으로 고전했다. 2011년 점포 11개를 일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였고, 현재 6개 점포만 남아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중국에서 216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최근 4년간 1500억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언론은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고전이 사드 보복보다 현지화 전략 실패 등 경영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중단과 관련 현지 마케팅 전문가를 인용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중단은 영업손실을 줄이기 위한 일환이며, 사드로 인한 중국 소비자들의 보이콧은 핵심 요인에서 벗어난다"고 보도했다. 톱마켓팅의 리칭민씨는 "유통거인(롯데)의 현지화 전략은 중국 소비자들에 취향에 맞지 않았고, 온라인을 통한 판매가 롯데마트의 시장점유율을 축소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글로벌 유통기업들에게도 '무덤'으로 꼽힌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13억 소비시장인 중국에 앞다퉈 진출했지만, 현지 업체들에게 밀리며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사드와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자들이 정치적 이슈로 인한 불매운동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의 경우 2008년 중국내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졌을 때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까르푸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에서 열린 성화봉송 행사에서 티베트 분리독립을 옹호하는 프랑스 시위대의 대규모 시위로 중국에서 전국적인 불매운동 대상이 됐고, 철수설이 돌 정도로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도 지난해 중국인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곤혹을 치렀다. 당시 중국 전역 400개 월마트 매장 직원들의 노동쟁이가 이어지면서 보이콧 운동도 벌어졌다. 전 세계 사업장에서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던 월마트는 2006년 중국의 거대한 시장 가치에 굴복해 처음 노조를 허용하기도 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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