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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자살예방②]자살률 다소 줄고 있지만…노인층은 OECD평균 4~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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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58.3, 80대 72.1명→OECD 각각 18.4, 15.2명

소외된 노인 없도록 사회안전망 구축해야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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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일본에서는 보건소 및 정신건강증진센터의 간호사가 우울증 및 자살예방을 주제로 하는 정신건강교육 및 워크숍, 레크레이션 및 네트워크 강화모임을 하는 방법으로 노인의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한다. 또 이탈리아 일부지방에서는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등의 활동을 통해 노인자살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은 전세계적인 공통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한국의 경우 노인들의 자살률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 노인자살예방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한국의 자살률은 최근 몇 년간 소폭 감소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노인층 자살은 여전히 증가하는 등 자살은 한국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남아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2017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6.5명이었다. 2011년 31.7명이던 자살률은 2012년 28.1명으로 줄어들었고 2013년 28.5명을 기록한 뒤 2014년(27.3명)과 2015년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2007년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경제적 혼란이 없고 2011년 자살예방법이 만들어지고 자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면서 전체적인 자살률은 조금씩이지만 떨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응, 사회의 인식변화 등으로 자살률이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자살률과 맞물려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전체 5%에 불과했으나 2010년 11.3%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667만5000명으로 13.6%까지 증가했다. 고령화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 노인층의 자살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0대부터 60대까지는 2014년과 비교해 2015년 들어 모두 자살률이 떨어졌다. 2014년 32.4명이던 40대의 경우 2015년에는 29.9명으로 줄었고, 50대에서도 같은 기간 2.1명(36.5명→34.3명)이 감소했다.

그러나 70대 이상부터는 상황이 다르다. 70대의 경우 2014년 57.6명에서 2015년 62.5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또 80대 이상에서도 2014년 78.6명이던 자살률이 2015년에는 83.7명으로 치솟았다.

2014년 기준으로 봐도 한국의 70대 이상 고령층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14년 한국의 70대 자살률은 58.3명이었고 80대 이상의 경우 72.1명이었다. 70대와 80대 이상에서 두 번째로 높았던 슬로베니아(70대 36.3명) 헝가리(80대 이상 46.7명) 등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고령층 자살률이 2배 가깝다. OECD 국가의 70대(18.4명), 80대 이상(15.2명)의 평균자살률과 비교하면 심각성은 더욱 명확하다.

홍창형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노인인구 자체가 급증하면서 경제적 빈곤 , 질병, 우울, 소외,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노인이 늘어났다"며 "이런 자살의 위험요인 때문에 전체 자살자의 30%는 노인인구 10명 중 1명의 노인은 '죽고 싶다'는 자살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61세 이상 인구의 자살동기를 살펴보면 총 4533명 중 2102명(46.4%)이 육체적 질병문제로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정신과적 질병문제(1375명, 30.3%) 가정문제(372명, 8.2%), 경제문제(368명, 8.1%) 등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육체적, 정신적 문제와 함께 경제적 문제는 노인의 자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노인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개인의 문제로 보지 말고 사회적 차원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 센터장은 "사회적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소외된 노인이 없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자살사고가 있는 노인 우울증 환자를 적극적으로 선별해 치료 및 상담하는 프로그램으로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yj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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