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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기업]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뭉쳤다..'고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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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필요한 중견기업과 자본·생산 시설 절실한 스타트업 간 만남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과 생산 인프라가 없는 스타트업, 돈과 생산 시설은 있지만 새로운 사업 영역 개척이 필요한 중견 기업이 만났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홈네트워킹 스타트업 ‘고퀄’과 조명 스위치 중견 기업 ‘경인전자’다.

이데일리

고퀄은 경인전자의 연구개발 연구소 역할을, 경인전자는 고퀄의 제품 양산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빼앗기가 사회 문제로 종종 보도되는 가운데 이 두 기업의 협력은 모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고퀄의 우상범 대표를 만난 곳도 경인전자가 있는 건물 안이었다. 우 대표는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는 창업 공간도 경인전자로부터 제공 받았다. 이를 통해 내년도에는 스마트홈 스위치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고퀄의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던 우 대표는 원격으로 인터폰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당시는 택배기사로 위장해 가옥에 침입하는 범죄가 보도돼, 불안감이 높던 때였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우 대표는 원격 인터폰 아이디어를 갖고 교내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나가 대상을 받았다. 대구 경북 창업경진대회에서도 대상을 받았고 전국대회에까지 진출했다. 해외 창업 대회까지 참가했다. 불과 5~6개월 동안 쏟아진 상에 우 대표와 그의 동료들은 탄탄대로를 걷는 듯 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키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그들의 수상 아이디어는 기사로도 소개됐지만 초기 자본금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정부의 창업지원 자금을 받아 고퀄은 겨우 출발했다.

창업 공간과 초기 투자금을 모았어도 당장 제품화는 어려웠다. 더욱이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존재했다. 그들을 상대로 작은 스타트업이 경쟁하기란 힘든 일이었다.

결국 우 대표는 IoT 조명 스위치로 사업 분야를 전환했다.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끄고 키는 제품이다. 방안 조명 스위치 내리기가 귀찮았던 본인의 경험이 아이디어가 됐다.

초반에는 블루투스로 스위치와 연동했다. 지금은 사물인터넷에 많이 쓰이는 와이파이(WiFi)로 스위치를 제어하고 있다.

제품을 개발해도 양산까지는 험난했다. 우선 생산라인 잡기가 힘들었다. 그 와중에 직원들의 월급도 줘야 했다. 홈페이지 제작 등 다른 용역 일을 하면서 버텼다. 우 대표는 “첫 사업인데 일단은 살아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며 “용역일을 벗어나기 위해 닥치는대로 용역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사업 운은 의외의 곳에서 풀렸다. 해외 박람회에서 경인전자를 알게 됐다. 2016년 들어 조명 스위치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던 경인전자는 고퀄에 투자를 했다. 고퀄은 생산라인을 얻게 됐다. 안정기에 접어든 것이다.

다만 낮은 시장 진입 장벽과 대기업군과의 경쟁은 고퀄이 감당해야 할 험난한 길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이미 신축 아파트 단지에 IoT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본인들만의 생태계를 구축중이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전파를 통해 조명 스위치를 제어한다는 점도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대기업 IoT 제품군에도 조명 스위치는 기본 제품에 들어간다.

우 대표는 “콘크리트 벽이라는 장애물이 IoT 기기 작동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할 만한 노하우를 지난 2~3년간 쌓아 놓았다”며 “시장도 미국 시장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명 스위치 쪽으로 관련 노하우가 있는 회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점도 고퀄의 강점중 하나로 꼽힌다. 우 대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만들고 대기업이 이를 사주거나 유통시키는 등 각자의 역할이 있다”며 “그런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더 빨리 성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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