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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몸에 붙은 태양전지로 에너지 연료 만드는 사이보그 박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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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붙은 태양전지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청정 연료로 바꾸는 '사이보그 박테리아〈그림〉'가 개발됐다. 기존 태양전지나 식물보다 에너지 효율이 월등하면서도 제조법이 간단해 온실가스 감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비즈

/UC버클리



미국 UC버클리 페이둥 양 교수와 켈시 사키모토 박사(현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화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표면이 반도체 입자로 덮여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햇빛과 이산화탄소, 물로 아세트산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세트산은 부탄과 같은 청정연료나 의약품, 일용품의 원료가 된다.

식물은 햇빛을 받고 이산화탄소와 물을 산소와 포도당으로 바꾼다. 바로 광합성이다. 여기에 필요한 에너지는 엽록소가 태양 에너지를 받고 방출하는 전자에서 나온다. 사이보그 박테리아에서는 표면에 붙어있는 반도체 입자인 황화카드뮴이 그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황화카드뭄 덕분에 사이보그 박테리아는 태양에너지의 80%를 아세트산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태양전지 에너지 효율의 4배나 되며, 식물 광합성보다는 6배나 높은 수치다.

사이보그 박테리아의 출발점은 중금속 오염을 막기 위한 생명체의 자기보호 기능이었다. 연구진은 아세트산을 만드는 박테리아가 중금속을 황과 결합시켜 몸 밖에 방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카드뮴 용액을 이 박테리아에 주자 표면이 황화카드뮴 결정 입자들로 덮였다. 이 입자들은 햇빛을 받고 전자를 방출했다. 박테리아는 효소 단백질로 이 전자를 붙잡아 아세트산 합성의 에너지로 썼다.

사키모토 박사는 "사이보그 박테리아가 만든 아세트산은 다른 대장균이 부탄올과 같은 연료나 의약품, 플라스틱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제조법도 간단하고 폐기물도 거의 없어 농촌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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