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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남한산성' 한국 영화계 어벤져스가 출동한다.
2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 배우 고수, 박해일, 이병헌, 김윤석, 박희순, 조우진, 황동혁 감독이 참석했다.
9월 말 개봉하는 영화 '남한산성'은 김훈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당시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을 그린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황동혁 감독은 "이 작품을 제안받고 난 뒤 김훈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병자호란에 대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척화파, 주화파의 싸움이 아니라 이 안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그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현 시대와 많이 닮아있는가 하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이 이야기를 다시 한번 영화라는 장르로 만들어서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었으면 했다"고 작품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날 이병헌은 자신의 전작 사극과 '남한산성'과의 차이점에 대해 "'광해'나 '협녀'는 어느 정도 픽션이 가미돼 있다. 판타지가 있거나. 역사 그대로를 고증하고 하나 하나 실제 역사와 똑같이 제연하기 위해 다들 노력했고 최명길이라는 실존 인물이 행했던 모든 것들을 그대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좀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이 영화를 접했다. 좀 더 정통 사극의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남한산성' 출연 이유에 대해 "사극에 제대로 출연하는 건 처음이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 고전의 작품이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찍을 수도 있지만 방송국에서 늘 하는 조선 왕조 500년이나 대부분의 작품에서 남한산성은 한 회차로 넘어가든지 피해가지 않나. 어떻게 보면 굴욕적인 역사이기도 하다. 그것을 제대로 건드려서 알아야 하는 것들이 와닿았다. 그리고 이 두 인물이 사실 중심은 같은데 다른 의견을 내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도 판타지스럽지 않고, 실존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라는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인조 역을 맡은 박해일은 "왕 역할은 처음이다. 배우로서 옆에 계신 이병헌 선배님도 최근 광해라는 역할로 연기를 하셨다. 배우로서 주어지게 되는 역할로서는 많지 않은 기회를 얻게 됐다. 왕이다 보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수는 "해보지 않았던 분장과 의상이어서 재미있게 준비하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시나리오를 본 소감에 대해 "원작의 의미를 살리고 캐릭터에 탄탄함을 더한 것 같더라.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의 좋은 예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조우진은 "지금 이 순간도 꿈만 같은 시간이다. 어벤져스 아니냐. 같이 자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함께 호흡한 소감에 대해 조우진은 "워낙 베테랑이시지 않냐. 이 분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되겠구나. 그저 이 분들의 호흡을 따라가자 하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최명길(이병헌) 역을 맡은 이병헌은 사극 대사에 대해 "정통 사극이다 보니 익숙지 않은 단어가 있기는 하지만 문장으로 뱉게 되면 대충 어떤 의미로 이야기하는지는 받아들여진다. 그런 것을 믿고 대사를 했다. 또 그 인물이 여기서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감정을 더 생각하면 충분히 그런 감정, 하고자 하는 말들이 전달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김상헌(김윤석) 역을 맡은 김윤석은 "한글로 표기가 돼 있지만 사전을 찾아서 한자어의 뜻을 찾아보는, 그런 걸 보면서 처음에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게 말맛이 붙기 시작하니깐 굉장히 효과적으로,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 왕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주장을 펼 때도 날렵한 문장으로 의견을 전달한다. 그런 것이 촬영이 진행되면서 열기를 띄더라"고 회상했다.
박해일은 촬영 중 힘들었던 것에 대해 "저희는 그래도 칼바람 정도는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실내에서 찍었다. 강원도 산골의 산에 둘러싸여 있는 허허벌판에 한겨울 행궁 세트를 지었다. 제일 고생하신 분은 스태프 분들이다. 제가 상대적으로 고달팠던 건 충심은 같으나 신념이 다르신 대신들의 자세. 5개월간 무릎을 꿇고 대사를 하셔야 하는 걸 보는데 부담이 컸다. 관절이 별로 안 좋은 바람에, 선배들이 얼마나 힘드실까. 대사를 틀리면 안 되겠다. 실수를 하면 할수록 볼편하실 것 같아서. 기본적인 긴장감을 갖고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영화에서 만주어를 했다는 조우진은 "입에 이렇게 안 붙는 한국어 혹은 외국어가 있나 싶었다. 하루 일과를 보낼 때 가장 많이 머무르는 데 대사를 많이 붙였다.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무식하게 외우자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병헌은 김윤석과의 호흡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고 대사가 많은 중요한 신을 리허설 하면서 상대 배우가 어떻게 이 신을 해석했고 또 나는 어떻게 해석했구나. 하는 감이 오게 되는데 리허설 하고 매 테이크를 가는데도 김윤석 선배는 종잡을 수가 없더라. 정말 매번 다른 연기를 하더라. 굳이 탁구로 예를 들자면 디펜스 하는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은 "길고 중요한 신에서 카메라 뒤에 있는 박해일 씨가 오히려 고생했다. 중간 중간 대사를 저희에게 쳐줘야 하는데 박해일 씨 자기가 대사를 쳐주다가 NG를 낼까봐 우리 둘 보다도 박해일 씨가 진땀을 흘렸을 거다. 나중에 얘기하더라. 자기가 숨도 못 쉴 것 같다고 …"라고 털어놨다. 박해일은 "그 신이 정말 중요한 신이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황동혁 감독은 '남한산성'에 대해 "강대국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반도의 상황, 지금 현 정치 상황과도 많이 연결돼 있다"고 작품의 의미를 밝혔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사진=팽현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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