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남한산성', 현실과 맞닿은 사극…이병헌·김윤석 맞대결 백미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정통사극 '남한산성'이 추석 극장가 사극 흥행 계보를 이을까.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제작 싸이런 픽쳐스) 제작보고회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렸다.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참석했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도가니', '수상한 그녀'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황동혁 감독/서보형 기자

황동혁 감독은 "병자호란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들이 담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지금 현시대와 얼마나 닮았는가 놀랐다. 영화로 만들어서 과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현시대를 고민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제작 계기를 공개했다.

이어 "흔히 알고 있는 청나라가 들어와 '인조'가 항복한다를 뛰어넘어 이 나라와 백성을 살리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력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그들의 고민들이 현재를 다시 되짚어보게 함으로써 거울처럼 도와줄 수 있는 지점들이 존재했다. 대중에 보여주고 싶었다. 김훈 작가님의 글이 가지고 있는 힘, 비장함, 아름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의 만남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동혁 감독은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으면, 제작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분들이 해주지 않았으면, 우리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그만큼 어렵고, 무게감 있는 작품이라 연기력이든, 대중의 사랑이든 모두 충족하는 배우들이 아니면 이 영화를 만들자고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캐스팅 완료 후 안도감이 들었다"고 두터운 신뢰감을 내비치며 "모두 베테랑 배우들로서 연기는 당연하고 리더십, 인간적인 면 다 좋았다. 한국 영화 감독으로 이런 경험을 겪을 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병헌은 "'광해, 왕이 된 남자', '협녀'는 어느 정도 픽션이 가미돼 있었는데, 이번에는 실제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최명길'이라는 실존 인물이 행했던 모든 것들을 그대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영화에 접근했다. 조금 더 정통사극의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배우 이병헌, 김윤석/서보형 기자

김윤석은 "'전우치'를 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건드리는 사극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우리의 고전이었다면 재밌게 찍을 수도 있었겠으나, '남한산성'은 보통 한 회차로 넘어가든지 피해가는, 굴욕적인 역사다. 그렇지만 그걸 제대로 건드려 알아야 한다. 감독님의 생각이 와 닿았다"며 "두 인물이 다른 의견을 내고, 첨예하게 대립한다는 게 판타지가 아닌 실존하는 두 인물의 이야기라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통사극이라 처음에는 어렵겠다 생각했는데, 말맛이 붙게 되니 효과적으로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 왕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주장을 펼칠 때도 구구절절한 게 아니라 날렵하게 전달한다. 말맛이 재밌었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서보형 기자

뿐만 아니라 이병헌은 "대사가 많은 중요한 신의 경우 리허설을 많이 하면서 상대배우가 이 신을 어떻게 해석을 했고, 나는 어떻게 해석을 했고 이렇게 호흡이 맞아지겠구나 감이 온다"며 "리허설을 한 후 네 테이크를 갔는데도 김윤석 선배는 종잡을 수 없었다. 매번 다른 연기를 하시더라. 받아내기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병헌은 "김윤석 선배 옆에 있는데 열정이 뜨거웠다"고 치켜세웠고, 김윤석은 "이병헌은 정통파임을 알았다. 정석대로 뭔가를 놓치지 않고 한다. 신선한 느낌이었다"고 화답했다.

박해일은 '남한산성'을 통해 처음으로 왕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 "이병헌 선배님은 '광해'를 연기하시긴 했지만, 왕 역할이 배우로서 쉽지 않은, 많지 않은 기회인데 얻게 돼 감개무량했다"며 "맡은 캐릭터가 '인조'다. '인조'가 박하게 평가를 받고 있고, '남한산성'이라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라 상당히 고심이 많았다. 쉽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배우 박희순, 조우진/서보형 기자

박희순은 "원작 의미를 많이 살린 것 같다. 또 캐릭터 탄탄함이 더해진 것 같다. 원작이 있는 시나리오의 좋은 예라고 생각했다"고 자신했고, 조우진은 "선배님들이 어벤져스이지 않나. 배울 게 많은 선배님들이라 누가 되지 않게 이분들 따라가자 각오로 임했다"고 전했다.

고수는 "촬영이 없을 때도 현장에 가서 선배님들 연기를 봤다. 아쉽게도 선배님들과 한 장면에서 호흡을 나누는 신이 많지 않았다"며 "행군의 분위기를 알고 싶고, 보고 싶어서 선배님들이 촬영하는 현장을 꽤 많이 갔다. 분위기가 궁금해 보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고수는 김윤석을 향해 "사랑합니다"고 외쳐 훈훈함을 자아냈다.

1636년 병자호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47일간의 이야기로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남한산성'은 오는 9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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