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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문학·인문서 약진…10권중 2권 전자책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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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판매 작년보다 30% 증가

예스24 종이책 8.6 VS 전자책 1.4

판타지·BL소설·만화분야 강세

‘살인자의 기억법’·‘82년생 김지영’

종이책·전자책 양쪽 다 호조

e북 콘텐츠 구매 3040 여성 압도적


#직장인 이슬기씨(35)는 최근 휴가철을 맞아 일본 도쿄로 여행을 떠나면서 평소 읽고 싶었던 소설 세 권을 전자책으로 다운 받았다. 그 중 두 권은 종이책을 갖고 있지만 여행 짐을 줄이고 싶어 전자책을 다운받았다. 전자책 단말기는 따로 챙기지 않았다.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하기로 했다. 전자책을 읽는데 최적화된 환경은 아니지만 여행 중 짬짬이 읽는데 휴대폰만한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최근 전자책이 여행의 필수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책 판매가 올해 들어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헤럴드경제

그동안 전자책 시장은 쟝르문학이나 은밀한 책들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여겨져왔으나 최근에는 일반 종이책 단행본 시장과 다를 바 없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소설은 물론 인문, 사회, 해외 원서 전자책 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독자들의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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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전자책 판매는 전년 대비 30% 급증했다. 그동안 국내 전자책 시장은 더딘 움직임을 보여왔다. 2015년엔 전년대비 성장률이 11%나 줄기도 했다. 그러던 게 2016년엔 6% 성장하면서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올해엔 5배나 성장했다. 이는 온라인서점 예스24도 마찬가지다. 전자책 비중이 도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7.8%였던 게 올해엔 13.6%로 뛰었다. 종이책이 8.6권 팔리고, 전자책이 1,4권 팔린 셈이다.

이런 괄목할 만한 성장의 중심에 문학과 인문분야가 약진한게 올해 새로운 변화다. 특히 상반기 전자책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는 문학이 무려 25종이나 올랐을 정도로 문학 강세는 전자책에서도 이어졌다.또 인문서는 전자책과 거리가 가장 멀게 인식돼왔지만 최근엔 사정이 다르다. 베스트셀러인 유발 하라리의‘사피엔스’도 전자책으로 인기다.

전통적으로 전자책 강세인 장르소설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로맨스와 무협소설은 이용이 줄고 판타지와 BL(보이 러브) 소설은 늘었다. BL의 경우 전년대비 3,5배 성장했다. 만화도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교보의 경우 만화분야는 전년대비 8.3배 증가했으며, 예스24의 경우도 매년 약 3%씩 늘어 e북 중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책과 종이책 베스트셀러 동반현상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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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보문고 전자책 베스트셀러 1위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가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주 출간과 함께 종이책 종합 베스트셀러 15위에 올라있다. 그런가하면 영화 개봉을 앞둔 김영하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전자책 2위, 조남주의 화제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둘은 현재 종이책 베스트셀러 4위, 3위에 각각 올라있다.

10위 안에는 이기주 작가의 ‘말의 품격’‘언어의 온도’,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철 책, ‘명견만리’도 들어있다. 종이책의 대안으로 독자들의 전자책 이용 폭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e북 콘텐츠 가운데는 종이책으로는 존재감이 없던 책이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올해 상반기 e북으로 인기가 높았던 책 중의 하나는 김용원의 한국 정치사를 다룬 ‘대통령의 소풍’. 40대 독자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추억하며 인기를 얻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가인 박주영의 ‘고요한 밤의 눈’도 종이책 대신 전자책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전자책을 구매하는 독자층은 30,40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종이책 부문의 주요 구매층과 겹친다. 교보문고 김현정 씨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으나, 모바일 세대 보다는 독서 경험과 관심이 많은 연령대가 e북 콘텐츠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자책 이용이 크게 늘어난 데는 무엇보다 전자책 서비스가 확대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웬만한 단행본은 전자책과 동시 출간되는 터라 독자의 선택폭이 커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격은 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이책의 20% 정도 싼 정도여서 소비자 저항이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서점들이 좀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여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전자책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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