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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MBN] 자연인 X 집시맨, 자유영혼과 함께 무거운 현실 잠시 내려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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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나는 자연인이다>와 <집시맨>이 이번 주로 각각 방송 5주년, 1주년을 맞는다. 오랜 시간 ‘힐링 교양’의 진수를 선보이며 마니아 층을 형성한 두 프로그램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봤다.

5주년 맞은 <나는 자연인이다>

사람의 욕심과 스트레스는 끝이 없다. 2012년 8월 22일, <나는 자연인이다>는 이런 현실에 돌 하나를 던져 파장을 일으키며 등장했다. 세상과 완벽하게 동떨어진 대자연의 품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채 자연과 동화되어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 리얼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 프로그램은 70분 남짓의 시간 동안 시청자들에게 두 가지 선물을 선사해왔다. 바로 자연과 행복. 도시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쉽게 느끼지 못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잊고 지냈던 행복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을 전했다.

▶▷시청자가 사랑한 <나는 자연인이다> TOP 5

지난 6년여 동안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에피소드는 무엇일까. 유료가구 시청률(닐슨코리아 제공, 광고 제외)을 기준으로 TOP 5 에피소드를 꼽아봤다.

▶#1위 산골 미소천사의 행복 순애보, 자연인 이태복 편

▷(181회, 2016년 2월 24일 방송 / 시청률 6.938%, 분당 최고 시청률 8.008%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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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투가 인상적이었던 181회 자연인 이태복(58) 편이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해당 에피소드는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끌어 모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연인이 이승윤에게 끓여준 ‘짱돌찌개’ 때문. 얼큰한 찌개에 넣을 민물고기를 잡으러 가자며 냇가로 향한 자연인은 태연하게 냇가 속 돌 두 개를 집어 들었다. 의아해하는 이승윤에게 자연인은 “이 짱돌에 모든 게 담겨 있어. 물고기가 몸을 비벼서 칼슘이나 단백질도 풍부할 거고, 냇물의 미네랄도 흡수되어 있지”라고 묘하게 설득력 있는(?) 설명을 했다. “돌로 끓인 찌개는 처음”이라며 끝까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찌개를 먹는 이승윤의 모습까지 담기면서, 해당 영상은 온라인 유저들 사이에서 ‘B급 유머’ 코드로 확산됐다.

▶#2위 자연이 되고 싶은 남자, 자연인 이상지 편

▷(238회, 2017년 4월 5일 방송 / 시청률: 6.848%, 분당 최고 시청률 7.803%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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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며 다소 젊은 나이에 자연 속 생활을 택한 자연인 이상지(51) 씨. 동화 같은 마음을 가진 그의 일상을 담은 에피소드가 역대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이상지 자연인은 손재주가 좋아서 다락방이 있는 2층짜리 집을 직접 짓는 섬세한 남자이기도 하고, 과거 국가대표 유도 선수를 꿈꿨던 만큼 산속 트레이닝도 게을리 하지 않는 강한 남자이기도 하다. 특히 산새들을 친구 삼아 직접 교감하는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3위 첫사랑 같은 산에서 인생 2막을 꿈꾸다, 자연인 김평준 편

▷(229회, 2017년 2월 1일 방송 / 시청률: 6.813%, 분당 최고 시청률 7.815%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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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00m의 깊은 산자락에서 한겨울에도 냉수 목욕을 즐기는 진정한 ‘산 사랑꾼’ 김평준(63) 자연인. 10살 때 소풍 왔던 장소에 한눈에 반해, 사회생활을 마무리한 후 그곳에 집을 지어 산 생활을 이어온 지 13년이 되었다고 한다. 첫사랑과 같은 산에서 인생 2막을 준비하게 된 그의 사연은 무엇일까. 도시에서 가축 인공수정사로 일했던 자연인은 그 실력을 인정받아 당시 업계 권위자였던 황우석 박사의 교육과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정도로 일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주위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해 수정란은 받지도 못하고 동료들과 오해만 깊어졌다고 한다. 갈수록 회의감만 느낀 그는 술로만 하루하루를 보내다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고자 산속으로 들어오게 됐다. 산에 들어온 뒤에는 몸과 마음 모두 회복하고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다는 그. 특히 그는 특별한 요리 실력으로 이승윤을 호강시켜,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각종 귀한 버섯이 모두 들어간 버섯고추장찌개, 비법 고추장으로 맛을 낸 생선조림, 그리고 학돌로 정성껏 갈아낸 쌀에 직접 수확한 늙은 호박, 직접 양봉한 꿀을 듬뿍 넣어 만든 꿀호박죽은 보는 이들의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감동적인 이야기와 맛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힐링하게 만든 에피소드였다.

▶#4위 무인도 고향 섬에 다시 살다, 자연인 이복민 편

▷(222회, 2016년 12월 14일 방송 / 시청률: 6.795%, 분당 최고 시청률 7.897%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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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산이 아니라 무인도다. 뭍에서의 삶을 마치고 어린 시절 고향인 무인도에 들어가서 홀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자연인 이복민(69) 씨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바다로 둘러싸인 무인도답게 우럭, 돌돔, 전어, 거북손 등 눈을 뗄 수 없는 ‘해산물 파티’가 펼쳐져 바다를 향한 시청자들의 로망을 충족시켰다는 평이다.

▶#5위 타고난 손재주로 산중 낙원 만들기, 자연인 이봉기 편

▷(223회, 2016년 12월 21일 방송 / 시청률: 6.67%, 분당 최고 시청률 7.669%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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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만 원도 들이지 않고 번듯한 집 한 채를 뚝딱 지을 정도로 타고난 손재주를 가진 자연인 이봉기(61) 씨. 산중 생활만 어느덧 20년째인 그는 실력파 베테랑 자연인이다. 옷을 비롯해 생활도구, 심지어 농기구까지 직접 만들어 쓰는 그. 하지만 산에 들어오기 전 그가 했던 일은 전혀 딴판이다. 10년 넘게 사진관을 운영했고, 이후 러시아로 건너가 고철 사업을 했던 것. 한때는 소위 ‘잘 나갔다’고 하지만, 돌연 러시아 마피아의 표적이 되어 도망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고 한다. 지칠 대로 지친 자연인이 모든 것을 접고 산에 들어온 것이 어느덧 20여 년. 그가 쌓아온 노하우와 산중 생활 백서는 자연에서의 생활을 꿈꾸는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됐다.

1주년 맞은 <집시맨>

‘자연인’들이 자연 속에 정착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든다면, MBN <집시맨>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다니는 유랑객들이다. 특히 <집시맨>은 자신의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한 번씩 과감히 시간을 내 일탈과 여행의 즐거움을 누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도 많이 내포하고 있다. ‘나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저렇게 떠날 수 있다’는 공감 포인트는 중년뿐만 아니라 20~30대 청년들에게도 통했다. 온라인에서 <집시맨>을 시청하는 20대, 30대 이용자들은 괜찮은 여행지가 소개되거나 시선을 사로잡는 집시카가 공개될 때면 친구, 연인 등을 댓글로 소환하며 “같이 가자”고 말한다. 세대를 떠나 힐링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전하는 <집시맨>인 셈이다.

▶▷시청자가 사랑한 <집시맨> TOP 5

▶#1위 70대 집시 부부의 살맛 나는 두 번째 인생

▷(23회, 2017년 1월 26일 방송 / 시청률: 4.992%, 분당 최고 시청률: 5.812%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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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에 육박하는 가구 시청률을 기록했던 <집시맨> 에피소드는 바로 70대 부부의 알콩달콩 여행기다. 번지르르한 캠핑카도 없고 여느 캠핑족처럼 전문 장비들도 갖추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소박한 여행은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줬다. 임계성(73) 집시맨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즐기기 위해 건축 설계 30년의 내공을 작은 승합차 안에 모두 쏟아부어 작지만 알찬 ‘유일무이’ 집시카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특별한 손맛으로 여행 내내 맛있는 현지 요리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여행을 다니게 된 계기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는데. 바로 특전사 출신에 누구보다 건장한 남성이었던 집시맨 임계성 씨가 갑자기 위암 선고를 받았던 것. “죽는다는 생각에 두려웠다”고 솔직히 고백한 그는 “수술 후에 이렇게 건강히 살아있는 건 다른 무엇도 아닌 가족들의 사랑 덕분”이라며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되어 감사한 마음을 전해 감동을 자아냈다.

▶#2위 좌충우돌 부부의 겨울 여행법

▷(25회, 2017년 2월 9일 방송 / 시청률: 4.686%, 분당 최고 시청률: 5.343%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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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베테랑 남편과 여행 초보 아내가 함께하는 여행이 겨울 캠핑의 정수를 안방까지 전했다. 여행 고수 집시맨 박상기(53) 씨는 중고와 재활용품만 활용해 60만 원이 채 안 되는 돈으로 깔끔한 캠핑카를 완성할 정도의 실력자다. 반면 그의 아내 백운화(53) 씨는 직장을 다니며 집안 경제를 20년 동안 책임진 기둥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초보다. 박상기 씨는 베테랑답게 직접 얼음낚시로 잡은 송어를 모닥불에 직화로 굽기도 하고, 챙겨온 삼겹살, 목살을 훈제구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침샘을 저격했다. 또 갯벌이 많은 바다에서는 진흙을 공수해 와 진흙닭구이를 즉석에서 선보였는데. 이외에도 두 사람은 눈발 날리는 겨울 들판을 바라보며 집시카 안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등 운치 있는 겨울 여행의 묘미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3위 三無(삼무) 집시맨의 전국 유랑기

▷(15회, 2016년 12월 1일 방송 / 시청률: 4.67%, 분당 최고 시청률: 5.713%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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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전국을 유랑하며 바다 낚시를 즐기는 ‘참바다’ 집시맨 주재목(71) 씨의 에피소드가 역대 시청률 순위 3위에 올랐다. 그의 유랑길에는 세 가지가 없는 ‘3무(三無) 여행’이 특징이라는데 바로 ‘돈, 목적지, 걱정’이 그것. 집시카와 낚싯대만 들고 혈혈단신 발 닿는 대로 길을 떠나는 그의 여행기는 진정한 ‘집시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다. 아무 것도 없지만 집시맨이 꾸준히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이유는 그만의 ‘특별한 낚싯대’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여러 개의 낚싯대를 다룰 수 있는 비법 낚싯대는 집시맨의 먹을 걱정을 덜어주는 ‘생계형 도구’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는 ‘장난감’이기도 하다.

▶#4위 극한 부부의 오지여행 생존기

▷(17회, 2017년 12월 15일 방송 / 시청룰: 4.554%, 분당 최고 시청률: 5.284%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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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길이 한 번도 닿지 않은 곳, 오지만 찾아 다니는 집시맨 부부 남기선(65), 이연란(60) 씨. 두 사람은 산과 들에는 직접 개조한 집시카를 타고 다니고, 바다를 만나면 집시카에 실어둔 ‘상륙용 보트’를 띄워 바다 위를 누빈다. 저녁 식사와 함께 막걸리를 먹다가 소주가 먹고 싶을 땐 직접 개발한 증류주 제조기를 꺼내 들고 즉석에서 소주를 만들어 먹는다. 이렇듯 어느 곳에서든 완벽하게 적응하는 집시 부부는 왜 오지만을 찾게 된 걸까. 그 이유는 각각 다르다. 남편 기선 씨는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땅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오는 기쁨”을 위해, 아내 연란 씨는 “심하게 앓았던 비염이 남편과의 여행 이후 싹 나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오지의 아름다움을 전한 두 사람의 여행기는 안방까지 자연이 가진 치유의 힘을 전달한 에피소드였다.

▶#5위 70대 부부의 길 위의 인생길

▷(14회, 2017년 11월 24일 방송 / 시청률: 4.324%, 분당 최고 시청률: 5.352%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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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세련된 도시 캠핑족’ 스타일의 70대 집시 부부가 등장했다. 김영삼(73), 이상월(74)씨 부부는 예쁜 커플 옷을 맞춰 입고, 깔끔한 캠핑카를 타고 다니며 전국을 여행한다. 여행비가 부족하면 장터에 차를 세우고 가지고 있던 골동품을 팔아 비용을 마련하기도 하는 ‘힙스터’ 스타일이다. 두 사람이 사용하는 여행 도구들도 모두 젊은 캠핑족들이 즐겨 사용하는 캠핑용품들. 두 사람이 이렇게 ‘럭셔리한’ 여행을 시작하게 된 사연은 따로 있다. 20여 년 전에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작은 차에 휴대용 가스레인지 하나, 라면 몇 봉지, 냄비 하나만 들고 다녔다는 두 사람. 그렇게 소박한 여행을 즐기던 중, “멋있는 캠핑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한다. 평생 알뜰살뜰 모아둔 돈을 이웃에게 사기를 당한 이후,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즐기며 살자’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내려놓는 길을 택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는 시간이 됐다.

[글 박찬은 기자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3호 (17.08.2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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