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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Citylife 제593호 (17.08.29일자)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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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미생물의 세계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시티라이프

에드 용 지음 /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펴냄


에드 용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저널리스트다. 생물학, 신경과학, 진화생물학 등을 넘나들며 과학의 최전선을 소개하는 블로거로, 영국 과학저술가협회 ‘올해의 저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빌 브라이슨이 엄지를 세우며 추천한 이 책은 미생물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에드 용에 따르면 파트너인 미생물이 없는 인류는 액자 없는 그림, 크림 없는 케이크다.

먼저 45억년인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환산한다고 가정해보자. 3월 무렵, 최초의 생명체로 등장한다. 이후 10월까지 지구를 이끌어온 게 미생물이다.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산소화된 대기를 만들어 인류를 비롯한 생물들이 살 수 있도록 한 것도 미생물이다. 가장 깊은 해구에도, 암석층에도, 펄펄 끓는 온천에도, 남극의 얼음에도 살 수 있는 미생물은 천문학적인 숫자로 존재한다.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별의 개수보다 한 인간의 소화관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개체 수가 더 많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가진 세포는 약 30조 개, 미생물의 수는 약 39조 마리다. 크기는 얼마나 작은지 옷핀 끝에서 100만 마리의 세균이 군무를 출 수도 있다.

그간 미생물이 받아온 오해부터 풀어보자. 변기 시트에 세균이 우글거린다는 기사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미생물은 병원균이 아니며 사람을 병들게 하지 않는다. 세균 가운데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종은 100개 미만이다. 위장에 서식하는 수천 종은 대부분 무해하며 심지어 생명을 지켜주는 일을 한다.

미생물의 능력이 극도로 발휘되는 곳은 바로 면역계다. 올리버 색스가 말했듯이 코끼리가 됐든 원생동물이 됐든, 생물이 생존하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 일정한 내부 환경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긴요한 것은 없다. 그리고 그 항상성 유지에는 미생물이 필수 불가결하다. 미생물은 소화관 내벽과 피부 복구를 돕고, 손상된 세포가 새 세포로 대체되도록 해준다. 면역계의 복잡성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무엇보다도 미숙하고 취약하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동물의 자체적인 유전체는 성숙한 면역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미생물이 면역계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미생물은 모든 면역세포의 생성에 영향을 미치며, 면역세포를 만들고 저장하는 장기의 발달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게다가 비만, 염증성 장 질환, 우울증, 자폐증과 같은 병에도 미생물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오늘의 과학자들이 밝혀내고 있다.

황폐화된 산호의 무덤부터, 심해의 열수 분출공, 동물원의 분뇨 처리장까지 누비며 미생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생생한 사례와 문학적 수사는 이 책이 과학책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나면 인간의 삶에서 고립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교훈을 얻는다. 미생물들은 개인들 사이, 인체와 환경 사이를 끊임없이 왕래하며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고, 나아가 세상과도 연결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조언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제각기 하나의 군단이다. ‘나’라는 개념을 버리고, 늘 ‘우리’라는 개념을 생각하라.”

▶밀가루 음식 참아보세요 <빵을 끊어라>

시티라이프

포브스 야요이 지음 / 노경아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펴냄


“빵이 생각나서 자꾸 먹게 되고, 밀가루 음식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자신이 이미 글루텐에 매우 강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글루텐 프리 라이프 협회를 설립해 글루텐 프리 식습관을 전파하고 있는 저자가 글루텐 불내증을 앓는 남편을 만나 9년간 밀가루 음식을 끊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변화한 과정을 알려준다. 글루텐 프리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저자에게는 심신의 변화가 서서히 나타났다. 가장 놀라운 점은 빵을 그렇게 좋아했는데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글루텐 성분인 글리아딘 의존성이 사라진 덕분이었다.

원인 모를 통증과 더부룩함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2주간만 밀가루를 끊어보기를 권하면서 밀가루 중독에 사로잡힌 우리에게 잘못된 식습관에 대한 경고를 던진다. 빵, 케이크, 라면, 파스타, 우동, 쿠키 등 밀가루 음식을 대량으로 섭취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지만 저자는 글루텐을 끊으면 비교적 손쉽게 건강을 찾을 수 있다면서 빵을 끊고 글루텐 프리 식습관을 9년 동안 유지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글 김슬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94호 (17.10.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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