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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런던·파리 이어 바르셀로나까지 테러…안전한 여행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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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 외교부 여행경보제도 확인 필수

파리·이스탄불 등 인기 관광지 자제 지역

필리핀은 지역별로 유의에서 여행금지까지

해외에서 꼽은 가장 안전한 나라는 아이슬란드

파리(4월21일), 런던(6월3일)에 이어 바르셀로나(8월17일)까지.

유럽의 대표 관광도시 두 곳에 이어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연거푸 테러공격을 받으면서 안전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런던 차량 돌진 테러 당시에는 한국인 4명이 부상을 당했다. 해외 테러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1년 4458건이었던 재외국민(여행객 포함) 사건·사고가 2016년 9290건으로 크게 늘었다. 물론 이중 3분의 2가 절도지만 실종(348건)이나 폭행·상해(270건),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123건)도 적지 않았다.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순 없지만 외교부의 해외 안전여행 정보를 미리 챙겨보면 여러모로 유익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여행경보제도’조차 모르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외교부가 시행 중인 여행경보제도는 특정 국가와 지역에 대한 안전 정보를 안내하는 제도로,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국’ 방문자를 제외하면 법적 구속력은 없다. 허가없이 여행금지국가를 방문하면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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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한 주 전까지만 해도 평화롭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 8월17일 차량 테러 사건이 발생한 뒤, 외교부도 바르셀로나를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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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운영하는 해외 안전여행 홈페이지(0404.go.kr)에는 여행경보제도가 자세히 소개돼 있다. [해외 안전여행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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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건·사고 45%는 유럽
최근 5년 새 유럽 여행 열풍이 불고 있다. 1990년대까지 유럽여행의 주 고객층이 배낭여행을 떠나는 대학생이었다면 요즘은 장년·노년층까지 유럽 각지를 여행한다. 테러가 잇따르고 있지만 유럽 여행의 인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원형진 모두투어 홍보팀 차장은 “추석 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고객 중 유럽 예약자의 비율이 날짜별로 11~13%에 달한다”며 “여름 성수기보다 높은 비율(8~9%)로 최근 테러로 인해 취소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럽은 테러가 아니어도 사건·사고가 많은 지역이다. 2016년 한국인 해외 사건·사고의 45%가 유럽에서 일어났다. 특히 테러에 안전한 지역으로 알려졌던 스페인은 테러 이전에도 나라 전체가 여행경보제도 1단계인 ‘여행유의’ 국가로 분류돼 있었다. 강도·절도·성추행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서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파리 테러 발생 이후 여행유의 국가가 됐다. 특히 테러가 직접적으로 발생한 파리와 남부 휴양지 니스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단계(여행유의)는 여행을 가는 건 괜찮지만 스스로 신변안전에 유의하면 되는 곳이라면, 2단계(여행자제)는 여행에 앞서 꼭 가야하는지 신중하게 검토하길 권하는 곳”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나 터키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이 대표적인 여행자제 지역이다. 외교부는 8월22일 런던을 ‘여행유의’, 바르셀로나를 ‘여행자제’ 지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2016년 12월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한 베를린을 비롯해 독일 전역은 여행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테러 사건만으로 여행경보를 발령하진 않는다”며 “전반적인 현지 치안상태와 한국인에게 미칠 영향, 양국 외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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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총격 테러가 발생한 프랑스 파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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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여행경보제도*



내용주요 국가·지역
여행유의신변안전유의프랑스(파리·니스 제외 전역), 스페인(바르셀로나 제외 전역), 태국, 필리핀 세부·보라카이·보홀 등
여행자제신변안전특별유의, 여행 필요성 신중 검토프랑스 파리·니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영국 런던, 필리핀(마닐라 등 전역) 등
철수권고긴급용무가 아닌 한 철수, 가급적 여행 취소·연기일본 후쿠시마, 말레이시아 사바 주 동부, 이스라엘 가자지구 등
여행금지즉시 대피·철수, 여행 금지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필리핀 민다나오 등
여행경보 불구 147만 방문한 필리핀
유럽 여행이 인기라지만 한국인이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는 아무래도 가까운 아시아다. 2016년엔 509만 명이 방문한 일본에 이어 중국(444만 명)·베트남(156만 명)·필리핀(147만 명)·태국(146만 명) 순으로 한국인 방문객이 많았다.

안전을 고려할 때 가장 의외인 건 필리핀이다. 치안이 불안한데다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매해 방문객이 10%씩 늘고 있다. 민다나오섬은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 팔라완섬 일부 지역은 ‘철수권고’ 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관광지가 아니어서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필리핀이 동남아시아에서도 가장 저렴한 여행지면서도 즐길 게 많아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인이 많이 찾는 세부나 보라카이는 ‘여행유의’ 지역이라 ‘여행자제’ 지역인 마닐라 등 다른 필리핀 지역보다는 안전한 편이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강력 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일시적으로 여행 수요가 줄었지만 금세 회복됐다”며 “오히려 사건 사고 발생 뒤 여행 경비가 저렴해지고 치안이 강화되는 걸 알고 일부러 그걸 노리는 여행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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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여행지로 한국인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필리핀 보라카이. 여행유의 지역이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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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서는 국경지대에 여행경보가 발령된 경우가 많다. 태국은 나라 전체가 ‘여행유의’ 단계이지만 말레이시아 국경지대인 남부 4개 주(나라티왓·파타니·얄라·송크홀라)는 ‘철수권고’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인도네시아 5개 주(아체·말루꾸·중부 슬라웨시·파푸아)는 여행자제 지역이다.

검증된 안전여행지는 아이슬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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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지수에서 줄곧 가장 안전한 나라로 꼽히는 아이슬란드. [사진 아이슬란드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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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2017년 가장 안전한 나라 핀란드. 8월18일 투르쿠에서 테러가 발생했지만 이전에 발표된 자료여서 이같은 상황이 반영되진 않았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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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정한 기준 말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한 나라’ 순위도 있다. 안전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하고 싶다면 참고할 만하다. 호주 시드니에 본부를 둔 경제평화연구소(IEP)는 매해 세계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를 발표한다. 범죄율, 주변국과의 갈등 상황 등을 반영하는데 지난 6월 발표한 순위에서는 아이슬란드가 1위에 올랐다. 뉴질랜드·포르투갈·오스트리아·덴마크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공동 10위)이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전체 163개 조사 국가 중에서 한국은 47위, 북한은 150위에 올랐다. 아이슬란드는 IEP가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단 한 차례(2010년)만 2위로 내려갔고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다른 순위도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년마다 국가별 관광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데 이중 ‘안전’만 따로 순위를 매긴다. 2017년 4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핀란드가 1위다. 아랍에미리트·아이슬란드·오만·홍콩이 2~5위를 차지했다. 136개 국가 중 한국은 36위에 올랐고, 북한은 조사 국가에서 제외됐다.

WEF의 조사 결과가 세계평화지수와 다른 건 기준 차이 때문이다. WEF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 범죄·테러에 대비한 국가 예산, 혐오범죄 비율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안전한 나라 순위*

경제평화연구소 세계경제포럼
1아이슬란드핀란드
2뉴질랜드아랍에미리트
3포르투갈아이슬란드
4오스트리아오만
5덴마크홍콩
6체코싱가포르
7슬로베니아노르웨이
8캐나다스위스
9스위스르완다
10아일랜드·일본카타르
11 룩셈부르크
12호주포르투갈
13부탄뉴질랜드
14노르웨이오스트리아
15헝가리에스토니아
16독일스웨덴
17핀란드슬로베니아
18스웨덴스페인
19벨기에·네덜란드네덜란드
20 모로코
비고한국 47위 한국 36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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