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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박근혜 내가 정치 입문시켜… 국정운영 보며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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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前 총재 회고록 발간 / “文, 너무 홍보 치중 우려스러워 / 박근혜, 대통령 될 줄은 몰라 / 내가 대표 때 YS 탈당 요구 / DJ정권, 北 핵 보유에 일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2일 발간한 회고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곡절이 많았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1997년 12월 2일 비공개로 처음으로 만났고 “차분하고 침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했으면 한다’고 말해 ‘외연을 넓히는 데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응낙했다. 그를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나”라고 술회했다.

세계일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이회창 회고록’ 출간기념회에서 내용 소개와 함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총재는 “2002년 대선 패배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맡아 천막당사로 옮겨 당의 재기를 이루는 것을 보고 내 결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에는 그가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재는 “대통령이 된 후 국정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며 실망하고 기대도 접었다”고 밝혔으며,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한 것에 대해 “소신을 지키고자 한 것이 왜 배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터지고 탄핵 사태까지 진전되는 상황을 보며 그의 실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원하는 대로 대통령이 됐지만 대통령의 일에 대한 정열과 책임감, 판단력은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전 총재는 1994년 YS와의 갈등 끝에 국무총리직을 사퇴한 데 대해 “나는 때때로 그와 충돌했고 총리직을 사퇴하기까지 했으며, 여당 대표로 있을 때는 당 총재인 YS에게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사퇴 이후 청와대 및 민자당 측에서는 (중략) 별의별 유치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일제히 쏟아내기 시작했는데 (중략) 그때의 비방, 비난은 전혀 근거가 없는 쓰레기 같은 모략 중상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탄생한 김대중 정권이 대한민국에 과연 무슨 기여를 했나”라며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정부, 이른바 진보정권·좌파정권이 잘못된 남북관계 설정으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DJ정권은 결코 성공한 정권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서툴러 보이는 게 사실이며, 너무 홍보하는 데만 치중해 걱정스럽다”고 평가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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