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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文대통령 "정권 뜻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 안돼… 개혁의 주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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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부처 업무보고서 "국정농단 사태로 공직자상 변화, 국민에 봉사해야"

"지난 10년간 과학기술 경쟁력 저하…언론자유도 민주정부보다 떨어져"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시작된 첫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공직자는 국민과 함께 깨어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새로운 공직자상을 요구하게 됐다.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이 지금 새 정부에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며 "그 과제를 수행하려면 공직자가 개혁의 구경꾼이나 개혁 대상이 아니라 개혁을 이끄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특별히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날 보고를 하게 된 부처에 대해서 '지난 10년의 잘못된 업무 관행과 그 결과'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먼저 "과기 분야는 과거에 비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국가경쟁력이 많이 낮아졌다"며 "GDP 대비 세계 최고의 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일본이 22명이 노벨과학상을 받는 동안 우리나라는 후보에도 끼지 못했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 많이 뒤처졌다"면서 "통신비도 높은 편이어서 식품비와 주거비 다음으로 가계에 지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에 대해선 "방송은 언론 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공영방송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며 "인터넷상 언론 자유도 많이 위축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런 결과들을 보면 지난 10년간 과기정보통신과 방송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반성의 관점 위에서 오늘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 정부 첫 업무보고는 이날 과기부와 방통위를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청와대는 이번 업무보고를 과거 같은 업무 전반 나열 보고식이 아닌, 지위고하를 막론한 핵심 정책 관련 토의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무보고엔 여당 정책위원회 등에서도 참여한다.

또 기존처럼 청와대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찾아가 보고하는 대신, 대통령이 직접 각 정부청사 등으로 찾아가는 형식을 취한다. 현장 공무원들을 만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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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 앞서 가진 차담회에서 유영민 과기부 장관(문 대통령 왼쪽)과 이효성 방통위원장(오른쪽),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공개된 청사 로비에 차담회장을 마련, 일반 공무원들도 차를 마시며 이 모습을 지켜보고 대화할 수 있게 했다. /연합뉴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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