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어디서 온 돈인지 몰라= 정당의 회계보고서에서 수입 계정(내역)은 ▶선거보조금 ▶경상보조금 ▶당비 ▶기탁금 ▶차입금 ▶후원금 등 모두 10개다. 지출 계정은 ‘선거보조금’과 ‘보조금 외’라는 두 항목으로만 나뉜다. 선거비용으로 지출한 내역은 수입 계정과 연계되지 않는다.
수입계정 10개 중 선거보조금만 빼고 나머지는 구분 없이 지출 내역으로 잡힌다. 유권자들이 낸 후원금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쓰였는지, 인건비에 쓰였는지 알 도리가 없다. 국민 세금으로 반환해주는 선거보조금이나 당비도 마찬가지다. 선관위는 정당이 선거비용으로 지출했다고 하는 돈에 대해서는 출처와 상관없이 보전 범위 내에선 대부분의 사용액을 보전해 주고 있다.
보고서 분석에 참여한 한 회계사는 “정부나 기업은 수입 항목별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해야 한다“며 ”정당은 자율성을 지나치게 보장한 나머지 그런 기초적인 통제에서도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② 구체적 정보 없는 지출내역=특히 선거비용 지출 보고서를 보면 ▶일자 ▶내역 ▶업체명 ▶주소 ▶연락처 등만 표기돼 있다. 내역은 ‘선거공보인쇄(잔금)’, ‘식대’, ‘홍보대행사 계약금(30%)’ 과 같이 매우 간단하게 처리돼 있다.
이총희 회계사는 “식대를 100만원 썼다면 혼자서 100만원을 썼는지, 여러명이 100만원을 썼는 지 알 수 없다”며 “공보물 인쇄 역시 매수가 얼마인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상세한 내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역을 상세히 공시해 타 후보와 비교할 수 있어야 리베이트 가능성 등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비용 지출에 대한 각종 계약서, 견적서, 영수증 등의 증빙서류는 선관위에 찾아가야만 볼 수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선거비용 지출 내역 정보를 대선 후 서류가 제출된 날로부터 단 3개월간만 공개한다. 올해는 9월 26일까지다.
③ 예비후보자 때 선거비용이 2만2360원?= 대선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예비후보로 등록한다. 문재인ㆍ안철수 후보는 3월14일, 홍준표 후보는 4월10일에 등록했다. 공식선거운동 시작은 4월 17일이었다. 이 기간동안 문재인 후보는 예비후보자 선거비용으로 12억1000만원을 신고했다. 안철수 후보는 1억 7350만원을 썼다. 반면 홍준표 후보가 예비 후보로 사용했다고 신고한 선거비용은 사무소 전기료 2만2360원 1건 뿐이었다. 예비후보자 때 쓴 돈도 선거비용으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선관위가 예비후보자 선거 비용은 보전해주지 않는다. 보전받을 수는 없는 지출이다보니 각 정당이 예비후보 시절의 선거비용을 제대로 신고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