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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회창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부상현상’은 깨질 바람이라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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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총재가 22일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인 <이회창 회고록>에서 2002년 대선을 앞둔 ‘노무현 돌풍’에 대해 “당시 나는 ‘노무현 부상현상’은 조만간 깨질 바람이라고 보았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회고록을 통해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대선후보 광주 경선에서 유력 주자였던 이인제 후보를 꺾고 1위를 한 것을 두고 “김대중이라는 큰 기둥이 물러난 민주당에서 국민경선이란 새로운 무대로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면서 그동안 변방에서 돌았던 그가 오히려 이 변화의 바람에 적합한 인물로 부상하는 기회를 잡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런 사람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이나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때 민감하게 이에 편승해 부상하는 데 능하다”면서 “이것은 노무현 후보를 잘 모르는 잘 모르는 제3자의 관찰이므로 잘못 본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나는 ‘노무현 부상현상’은 조만간 깨질 바람이라고 보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당시 인상을 두고는 “뒤늦게 정치권에 들어온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했다”며 “내가 보기에 그는 정치에 들어온 지 꽤 오래되었는데도 그 연륜에 알맞은 기반을 잡지 못했다. 변방으로 돌며 전두환 전 대통령 청문회에서 보듯이 뛰어난 언변과 돌출적 행동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정치를 해온 것으로 보았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선 “당의 정체성과 기본적인 정강정책이 서로 다른 두 당의 후보가 오로지 이회창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단일화한다는 것은 선택권자인 국민의 판단 기준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고 정당주의 원리에서 어긋나는 것”이라며 “바야흐로 정치판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막장극으로 치닫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회고했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2002년 두 번에 걸친 대선 도전과 실패에 대해 “결국 2002년 대선의 승패를 가른 것은 이런 이미지와 연출의 대결이었지 정책이나 시대정신은 핵심적인 요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미지와 연출의 대결에서 나는 완패했고 이것은 나의 능력 부족이었다. 대선 패배는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다”라고 밝혔다.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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